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의 선거관리위원장에 임명된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의 선거관리위원장에 임명된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금 우리 당 체제의 모습이 많이 약하다"며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은 지도체제 변경 논의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은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는 (전당대회 주자 중에) 좋은 인물도 여러 명인데 (당선자 외에는) 다 내치고, 최고위원들은 연소한 분들이 하시니 지도부가 무게감이 없는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강한 지도자가 있을 때는 (지금과 같은 단일지도체제가) 좋은데, 안 그럴 때는 집단지도체제가 괜찮다"고 설명했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 선거 최고 득표자를 현행대로 당 대표로 세우되, 차순위 득표자들을 최고위원으로 선출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최고위원을 당대표와 완전히 분리해 뽑고 있다.
현재 지도체제 변경 논의는 국민의힘 내 계파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당 일각에선 대선 직후 격화된 계파 간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친한(한동훈)계는 친윤(윤석열)계의 '기득권 지키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 위원장은 당대표에 전권을 몰아주는 현재 체제가 국민의힘의 달라진 '체급'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내부에서 다 한솥밥을 먹게 되니 (미래에 당을 이끌) 큰 인물들도 키울 수 있고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했다. 과거에 비해 축소된 당 규모를 고려하면 당대표 후보군이 7~8명씩 되는 상황이 다소 불균형하다는 것이다.
황 위원장은 "당대표에게 무슨 문제가 있으면 또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 당의 전당대회는 옛날 거대 정당의 당대표를 뽑는 시스템"이라며 "비용도 어마어마하게 들고 에너지가 엄청 소비된다"고 개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지난해 5월에도 이와 비슷한 '절충형(하이브리드) 지도체제' 카드를 꺼낸 바 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별도 진행하되 당대표 선거 최다 득표자는 당대표로, 2위 득표자를 수석최고위원으로 세우자는 제안이었다. 이를 위해선 당헌·당규 개정이 필수인데 당시엔 당내 반발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