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도체 추격 적신호…향후 5년, 민관 역량 집중해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0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中반도체, 한국에 '전면적·실존적 위협'…디스플레이 전철 밟을라
파운드리 부문 초과수요 국면 진입 가능성…韓, '기회의 창' 열릴 수도

산업연구원 제공산업연구원 제공
레거시 메모리·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면적이고 실존적인 위협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AI(인공지능)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파운드리 산업에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선 민관이 함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9일 발간한 '반도체 글로벌 지형 변화 전망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추격이 과거 디스플레이 산업 붕괴 당시와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낸드(NAND) 글로벌 5강 과점 체제는 이미 붕괴됐고,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중국 양쯔메모리(YMTC)가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의 4-5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 이준 선임연구위원은 "2022~2024년 기간 중국 집성전로기금 등 정부 지원에 힘입어 국적 파운드리 기업 중신궈지(SMIC)의 매출 대비 시설투자액 비율은 98%(삼성과 SK하이닉스는 20~40% 선)를 기록했다"며 상식을 뛰어넘는 비용 구조와 자원 투입으로 중국이 기술격차를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관련 정책도 한국 반도체 산업에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

미 정부는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더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을 내놓았는데 이에 따르면 연간 20조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지출하는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적격 R&D 지출에 대해 100% 즉시 비용 처리를 영구적으로 적용받게 된다. OBBBA가 지난 4일 미 의회를 통과하면서 인텔과 마이크론의 비용 구조가 급격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연 경희권 연구위원은 "인텔의 2022~2024년 기간 연구개발 지출 총액은 거의 700억달러(96조원)로, 반도체지원법 투자세액공제와 직접보조금 외에 거액의 별도 세액공제 수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제공산업연구원 제공
이런 상황 속 산업연은 향후 5년 한국 반도체가 공급 역량 확충에 사활을 걸어야 하고 메모리 초격차 수성과 파운드리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5년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700조원에서 최대 3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요 기관들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5·4나노 매출과 웨이퍼 단가 추정치를 기준으로 보면 빅테크와 팹리스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파운드리 초과수요 국면 진입 가능성에 대해 경 연구위원은 "오랜 시간 수주의 구조적 불리함 속에 고군분투해 왔던 우리 반도체 위탁개발생산에 짧지만 강력한 기회의 창이 열린 상황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 연구위원은 이어 "초과 수요로 인한 기회의 창은 길지 않다"며"적기 공급 역량 확충을 위한 반도체특별법 합의안 도출과 통과, 그리고 토지·전력·용수 등 인프라 적시 공급 체계 확립이 매우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이 선임연구윈원도 "국가기간전력망확충특별법을 적극 활용하고, 신정부의 AI 정책자금 역시 우리 인공지능 반도체와 양산 주력 기업에 조달 정책 형태로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0

0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