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인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측근이 주한미군의 지상 전투 병력을 대부분 철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댄 콜드웰 전(前) 미 국방장관 수석 고문은 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국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미군의 태세를 재편해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콜드웰은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후티 공습 계획을 민간 채팅방에서 논의한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에 연루돼 지난 4월 국방장관 수석 고문에서 해임된 인물이다.
현재 미 국방부는 전 세계 미군 태세를 점검하고 있는데, 콜드웰이 최근까지 헤그세스 장관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콜드웰은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기지 방어와 관련되지 않은 모든 지상 전투 부대와 육군 통신, 정보, 본부 부대 그리고 이런 부대를 지원·유지하는 인력을 줄일 것을 권고한다"며 "이렇게 하면 한국에 있는 미군 전력을 50% 이상 줄여 약 1만명의 병력과 2개의 전투기 비행대대 및 지원 병력을 남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종국에는 주한미군을 더 줄여 나머지 비행대대와 지상군 대부분을 철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같은 제언의 배경으로 콜드웰은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의 무임승차가 여전히 문제"라며 "한국이 다른 동맹보다 국방에 더 많은 돈을 쓰기는 하지만, 주요 전투지원 역량 일부를 계속해서 미국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이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에 대해 상당한 우위를 갖고 있어 미국의 지원 없이도 당장 또는 단기간 내로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콜드웰은 "한국이 한반도 외에 역내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한국에 있는 기지를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접근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만 해협 등에서 중국이 무력 도발을 할 경우 이곳에 주한미군이 개입하는 것을 한국이 반대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5월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한국에서 미국 영토인 괌을 비롯한 인·태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측은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점과 맞물리면서 의구심은 여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