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 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최대도시 뉴욕시 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후보가 거둔 승리는 정치적 파란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가 30대의 진보 성향 정치인이자, 미국 시민권을 딴 지 7년 밖에 안 된 인도계 무슬림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치의 변화를 상징하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도계 부모를 둔 맘다니는 아프리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 마무드 맘다니(79) 컬럼비아대 교수는 정치학과 아프리카학을 연구한 저명 학자다.

모친은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두 차례 오르며 미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영화감독 미야 나이어(68)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월 인터뷰 기사에서 맘다니의 부모가 맘다니와 정치 및 국제 이슈와 관련해 끊임없이 토론하면서 그가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할 기반을 마련해줬다고 분석했다.

맘다니는 뉴욕의 공립고교인 브롱크스 과학고, 메인주(州)의 보든 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는데 이 두 학교 모두 미국에서 명문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대학 졸업 후 맘다니는 뉴욕에서 아시아계 저소득층 시민들을 상대로 주거 상담사를 하는 등 진보 활동가로 일했다. 당시 래퍼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2018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맘다니는 2년 뒤인 2020년 6월 뉴욕주의회 의원선거에 출마해 뉴욕시 퀸스 아스토리아 등 지역을 대표하는 뉴욕주 의원으로 선출됐고, 이후 두 차례 재선에 성공하며 현재까지 주의회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맘다니는 지난해 10월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길거리에서 수많은 시민을 만나 시장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인터뷰했고 이를 바탕으로 고물가에 시달리는 뉴욕 서민층의 생활 형편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공약을 만들어 제시했다.

또 그 과정을 기록해 틱톡,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는데, 이런 독특한 소통 방식은 Z세대의 호감을 샀고, 이는 선거캠프의 수많은 지역 자원봉사자 참여로 이어졌다.

이 같은 그의 선거 캠페인은 지난해 대선 패배 후유증에 시달리는 민주당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한편, 미국 정계에서는 맘다니의 짧은 정치 이력을 두고 미국 최대 도시이자, 월가가 있는 '경제 수도' 뉴욕을 이끌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23~27일 실시된 퀴니팩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는 맘다니가 시장직에 걸맞은 적절한 경험을 가지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런 경력을 가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