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질렀지만 불특정 다수나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면 방화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강동명 부장판사)는 3일 동거녀와 싸우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에 있는 컴퓨터 등에 불을 지른 혐의(일반물건방화)로 기소된 정모(42)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을 지를 당시 식당 안에 자기밖에 없었고, 소방관과 경찰이 도착하기 전 스스로 불을 꺼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등을 빼고는 다른 물건에 불이 옮겨 붙지 않은 만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불특정 다수의 생명과 신체·재산을 침해할 구체적인 위험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자신의 동거녀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동거녀와 말다툼을 하던 중 화가 나 계산대에 있던 컴퓨터 본체 등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있는 행위를 한 것은 맞지만 불로 인해 공공의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고, 공공의 위험에 대한 인식도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