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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부위 주문에 품평회까지...'몰카'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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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민, "교수.고시 3관왕까지...여성을 욕망충족의 물건으로 보는 심리 때문"

 

이 인터뷰는 매일 아침 7시-9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데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2400여 건이나 적발됐습니다. 그전 해에 비해서 2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그리고 올해는 6월까지만 해도 벌써 1569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스마트폰이나 소형카메라를 이용해서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몰래 찍는 이른바 ‘몰카 범죄’ 얘기입니다. 성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몰카로 찍은 여성 사진들을 올리고, 품평회까지 갖는다고 하는데요.

몰래카메라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또 그 심리는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오랜만에 모십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최근 인터넷 성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찍은 짧은 치마 입은 여성들의 뒷모습, 심지어는 치마 속 사진까지 올라온다면서요?

◆ 황상민> 그런 성 커뮤니티가 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언론보도를 보고 알게 됐고요. 사실은 이런 성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사람들, 또 이런 몰카 범죄들이 많이 일어나는 사회현상이나 사회심리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서 한번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무엇보다도 여성들 신체부위를 몰래 찍다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언론보도들이 많이 나오는 건 1차적으로 정부에서 성폭력근절 하면서, 또 4대악 철폐 이러다 보니까 공권력이 여기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그렇게 되면 더 많이 이런 사건들을 신고하고, 또 언론에 보도가 많이 되는 현상들 때문에 이런 사건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요. 다른 한편으로는 아니, 그렇게 훔쳐보는 걸, 또 사람들이 참가해서 품평회까지 가지는 것. 이거는 대체 무슨 심리인가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있죠.

◇ 김현정> 그런 성인 커뮤니티를 아마 우리 애청자 분들은 못 보셨을 거예요. (웃음) 제가 대신 전하자면,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7명과 사진을 찍었다.’이런 글과 함께 사진을 올리면 거기에 댓글이 달립니다. ‘제 취향은 6번이네요.’, ‘무더위에 고생 많으십니다.’, ‘참 멋진 피사체들입니다.’, ‘다음에는 어떤 부위를 찍어서 올려주세요.’이런 것들인데.

◆ 황상민> 사실 그런 걸 보면 상당히 악의적이고 범죄적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보통 아이들이 장난치면서 지나가는 여성들을 보고 인물이 어떻다, 이렇게 하는 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죠?

(서울지방결찰청 지하철 경찰대 제공)

 

◆ 황상민> 대부분 우리가 장난으로, 또는 일상적으로 지나가는 어떤 사람에 대해서 품평을 하거나 그 사람이 어떻다고 하는 걸 마음속으로 하거든요. 또 이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 사이에서 심리적인 차이가 상당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사이버 공간에서 이런 사이트에 올려진 내용들을 마치 자기 집 안방에서 자기 마음대로 떠들고 노는 그런 걸로 볼 것인가. 아니면 언론매체에서 어떤 사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공개 비판하는, 또는 공개품평회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상당히 착각을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죠.

보통 우리가 페이스북이라든지, 싸이월드라든지 이런 인터넷 사이트 보면 자기 사진 올려놓고, 또 친구들이 거기에서 ‘사진이 좋다. 나쁘다.’ 하는 행위들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걸 범죄라고 생각을 안 해요. 심지어는 페이스북 같은 경우, 주커버그가 이전에 하버드대학교에서 거기 여학생들 사진을 올려놓고 공개적으로 품평회하는 그 활동에서 발전을 해가지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SNS, 이런 걸로 만들어졌다는 사실까지 생각을 하면.

◇ 김현정> 하버드대학생 품평회를 시작한 게 페이스북이라고요?

◆ 황상민> 네. 그래서 주커버그가 아마 학교에서 경고를 받았든가 처벌을 약간 받기는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비즈니스, 마치 창조경제의 주된 인물로 나오기도 하죠.

◇ 김현정> 그러면 그냥 품평회 하는 정도가 아니라 몰래카메라를 이용해서 여성의 치마 속 같은 걸 찍은, 은밀한 부위를 찍은 사진까지 올리고. 또 그것을 낄낄거리면서 돌려보는 이 심리는 뭔가요?

◆ 황상민> 거기서 구분해야 되는 것은 여성의 은밀한 부위, 특히 자기들은 모르는, 또 상대방의 허락을 받지 않는 그런 은밀한 부위를 찍는 행위 자체는 범죄행위예요.

◇ 김현정> 범죄죠, 분명한 범죄죠.

◆ 황상민> 그런데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가지고 낄낄거리면서 품평회를 하는 것은 인간이 보이는 장난스러운 행위로 볼 것인가, 이것을 범죄행위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런 의식이 없다는 거예요. 여기서부터 대체 무엇이 범죄행위고, 무엇이 범죄행위가 아닌가. 이런 행위는 왜 일어나는가. 이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사람들이 이해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혹시 어떤 사람들인지 조사된 게 있나요? 도대체 누가 이런 몰래카메라를 찍어서 올리는 거예요?

◆ 황상민> 올린다라는 질문 보다는, 사실 이런 몰래카메라를 찍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대개 언론보도에서는 관음증을 가진 정신문제 있는 사람이 아닌가. 성범죄자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놀랍게도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행위를 한다는 거죠. 공익근무요원, 대학생, 심지어 교수, 고시 3관왕 출신 국회 입법조사관, 변호사, 목사, 신학생 등 이런 사람들이 극장이나 화장실, 헬스클럽, 지하철. 장소도 다양한 곳에서 이런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거거든요.

◇ 김현정> 상상할 수 없는 직업군에서까지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군요?

◆ 황상민> 상상할 수 없는 직업군은 아니에요. 직업군에 가리지 않고, 모든 직업군의 사람들이 다 이런 행위를 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는 거죠.

◇ 김현정> 그 심리는 뭡니까, 그러면?

◆ 황상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이런 관음증을 자극하는 ‘몰카의 쾌감에 빠진다’라는 식으로 보도를 하는데. 그 부분은 그러면 기자들이 이런 몰카를 찍으면 직업정신이고, 반대로 특정한 업종에 있는 사람이 하면 문제가 있다. 이런 착각을 하는 보도를 하기 때문에 더욱 이 현상을 잘 모르고 얘기를 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몰카 찍는 것이 범죄인 줄도 모르고, 혹은 범죄인지 알아도 찍는 그 남성 심리는 뭐라고 분석을 할 수 있나요?

◆ 황상민> 몰카를 찍는 것 자체에 대해서 실제로 대다수의 남성들이 ‘이것은 성도착행위다’라는 것을 의식 하지 못하고 이 행위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요. 또 저는 이 현상 자체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여성들의 노출이 많이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그 여성의 노출이 여성 개인의 신체가 아니라 마치 공공적으로 나온 물건이나 그런 대상으로 보려고 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

그런 부분에서 보면 우리가 사람들을 진짜 나와 동일한, 어떤 인격체라든지 중요한 인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나의 욕구를 충족하는 물건처럼 보는 이런 생각. 이걸 뚜렷이 하는 사람들은 몰카라든지, 또는 성도착적 행동을 쉽게 한다고 이해할 필요가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물건으로 보는 이런 심리가 문젠거군요. 어떤 원인에서부터 이런 몰카 범죄가 늘어나는 건지 파악해 봤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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