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을 거듭했던 남자 하키가 강호 파키스탄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월드리그 본선 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높였다.
신석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4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서 열린 2012-2014 국제하키연맹(FIH) 월드리그 3라운드 8강전에서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1무2패로 A조 최하위로 처졌던 대표팀은 가장 중요한 고비에서 대회 첫 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월드리그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오는 6일 독일과 결승행을 놓고 4강전에서 격돌한다.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0-5 완패를 안긴 상대. 그러나 대표팀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분위기를 전환한 만큼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대표팀은 대회 4강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3득점, 11실점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까닭이다. 반 수 아래로 여겨졌던 일본에 3-3으로 비긴 뒤 독일에 이어 아르헨티나에도 0-3 완패를 안았다. 더욱이 8강전 상대는 B조 1위 파키스탄이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태극전사들은 강했다. 준결승 진출의 고비에서 집중력을 한껏 발휘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16분 만에 파키스탄에 2골을 내주며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지는 듯했다. 대표팀은 그러나 강문권(김해시청)이 전반 30분, 후반 4분 잇따라 골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8분 다시 골을 내줬지만 5분 뒤 남현우가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불과 1분 뒤 김영진(이상 성남시청)이 결승골을 넣으면서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