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고의 부도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오정현 전 SSCP 대표가 2007년부터 6년간 회사자금 830억여원을 개인 계좌로 빼돌린 의혹이 제기됐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5일 오 전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던 SSCP의 계열사 STM코퍼레이션의 법인계좌 입출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가 STM의 국내 주요 은행의 22개 법인계좌에 대해 2007년부터 6년간의 거래 내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법인 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흘러간 금액만 833억원으로 집계됐다.
뉴스타파는 "회계전문가들은 법인 계좌 자금이 대주주의 개인 계좌로 흘러가는 것은 정상적인 투자나 재무 활동으로 보기 힘들고 횡령혐의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SSCP의 법정관리인이 지난 4월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부도 당시 장부상에 존재하던 1천533억원의 재고의 실제 가치는 75억원에 불가해 1천458억원 규모의 분식회계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도 이후에도 SSCP가 오 전 대표의 고급 외제차 3개월치 렌트 비용으로 1천8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오 전 대표가 SSCP를 다시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회사 관계자들의 증언도 있었다"며 "특히 오 전 대표 소유로 추정되는 J라는 회사는 SSCP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 전 대표는 "J사 등에는 자문만 해 줬을 뿐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SSCP의 부도로 수천명의 소액주주들이 고통을 받는데 오 전 대표가 해외로 자산을 빼돌리고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옮긴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는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