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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곽 위 UFO?…'동대문 DDP'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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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재발견] 이달 말 완공 예정 DDP로 본 ‘디자인 서울’의 이면

서울성곽 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모습 (사진=이진성 PD)

 

한양도성의 이간수문과 그 주변 성곽을 덮칠 듯 떠 있는 모습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짓고 있는 DDP는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디자인 서울’의 역점사업이자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건축이다. 이를 위해 2006년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고, 이라크 출신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63)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해 2009년 3월 31일 착공했다. 완공은 올 7월말 예정.

하지만 5000억원(총 예산 4924억원. 공공건물 예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에 육박하는 대규모 건축물 DDP는, 전시형의 컨벤션센터 방식 운영 계획으로 주변의 동대문시장 상권의 현실적인 필요에 조응하지 못한 ‘목적 없는 공공 건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다.

동대문시장 상인들은 DDP가 과연 동대문시장과 산업적으로 연계돼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어왔다. 실제로 DDP 내부를 채울 내용이 부족해, 개관도 2013년 4월에서 내년 3월로 1년 늦춰진 상황. 2012년에는 DDP 내부를 채울 컨텐츠 보완 용역이 이뤄지기도 했다.

DDP의 건축 디자인을 놓고서도 건축학계의 비판이 적지 않다. 국내 최초의 근대 체육 시설이자 우리나라 현대 스포츠의 성지인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한 이 자리는 3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동대문시장 그리고 600년 역사유적인 한양도성 이간수문과 성곽뿐 아니라 서울 동촌의 조선시대 거주 분포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각종 군영과 군사시설 유구가 그대로 남아있는 역사적 장소다.

그러나 해외 유명 건축가의 ‘창의적’ 디자인으로서 국적 불명의 ‘거대 UFO’ 모습을 띤 DDP는 이 터가 갖는 역사적 자산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시 신청사 신관(총 예산 2989억원)이 서울 옛 도심의 역사와 시민들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은 디자인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뿐 아니다. DDP 건축을 위한 동대문운동장 철거 과정에서 한양도성 성곽과 이간수문 그리고 훈련도감의 최대 분영인 하도감 터 등 다수의 문화재들이 발굴되자, 서울시는 DDP 설계자 자하 하디드와 협상을 벌여서 애초 설계비와 맞먹는 수천억원을 다시 들여 설계를 변경했다.

그렇게 설계를 변경했지만, 이 DDP로 인해 하도감 터 유구는 제자리를 떠나 다른 자리에 옮겨으며, 성곽 역시 DDP 건물 앞 초라한 돌담의 모습으로 놓이게 됐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공원’이 갑자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으로 이름이 바뀌게되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애초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계획할 때 이 장소가 갖는 역사적 의미와 유적의 발굴 가능성과 위치 등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DDP 때문에 밀려난 하도감 유구 터 (사진=이진성 PD)

 

이렇게 DDP가 도심 활성화의 산업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서울의 역사문화적 가치 재생에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들이 이어지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DDP의 컨셉을 ‘세계 디자인 메카’에서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외형적인 최첨단 디자인보다는 시민 참여와 사회문제 해결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당초 회의·전시 중심의 컨벤션 용도 역시 패션쇼, 신제품 론칭 등이 가능한 오픈 스튜디오로 전환해 동대문시장의 실제적인 산업적 연계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DDP 디자인과 장소의 역사성 간의 ‘쌩뚱맞은 부조화’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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