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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 게임 화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게임을 실행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카카오톡으로 서비스됐던 애니팡은 ‘덕분에 소식 듣게 됐다’는 시가 나올 정도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애니팡에서 사용되는 아이템인 ‘하트’가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됐다. 좋아하는 여자로부터 하트가 와 설렜다는 이야기부터 새벽에 울리는 카톡 때문에 친구와 싸웠다는 이야기까지, 무수한 일화가 쏟아져 나왔다.

◈ "게임은 이미 일상재가 되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두의 마블’은 지난 8일 1000만명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모두의 마블을 포함해 다운로드 수 1000만건이 넘는 게임이 총 8개나 된다. 이른바 '국민 게임'이라고 부를 만한 게임들이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KT경영연구소가 인용한 닐슨코리안클릭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을 기준으로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접속 일수는 한 달에 19.7일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게임 시장규모도 급성장해 연내 1조원 돌파를 넘보고 있다.

이같은 모바일 게임의 성장에는 카카오톡의 '게임하기' 플랫폼이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7월 첫 문을 연 카카오톡 게임하기는 앱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모바일 앱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 플레이 매출 중 게임앱의 비율이 95%를 차지했다. 게임 카테고리 상위권 30위 중 20개가 카카오톡과 연동된 게임이었다.

KT경영연구소 류성일 연구원은 ‘모바일 시대, 게임 문화의 판도가 바뀐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게임은 핵심 콘텐츠이며 주류 문화의 한 부분"이라며 "게임은 이미 '일상재(Commodity)'가 되었다"고 말했다.

◈ ‘폴드잇’, ‘리미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게임

'폴드잇' (자료사진=폴드잇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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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저명한 과학저술지 네이처에는 5만 7000여명의 '게이머'가 쓴 논문이 등재됐다. 이들이 논문 저자로 이름을 올린 이유는 퍼즐 게임 ‘폴드잇’을 열심히 즐겼기 때문이다. 2008년 데이빗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 팀이 제작한 이 게임은 화면에 나타난 모형을 흔들고 구부리는 게 전부인 단순한 게임이다.

문제는 이 모형이 아미노산 사슬, 즉 단백질의 모형이라는 것. 이리저리 모형을 만들며 효율적인 단백질 구조를 찾아가는 게 게임의 목적이다. 게이머들은 폴드잇으로 에이즈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수적인 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10년 넘게 해결 못한 일을 게이머들이 해낸 것이다.

의료, 국방, 교육 등 특별한 목적을 가진 '기능성 게임'을 중심으로, 게임이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암 치료용 게임 '리미션'은 기능성 게임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자신이 전사가 되어 암세포들을 처치해 나가는 이 게임은 실제로 큰 효과를 봤다. 환자들이 힘든 화학요법을 더 잘 견디고, 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을 키워준 것이다.

아직은 미비하지만 국내에서도 기능성 게임 사업이 점차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기능성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총 113곳. 영어 교육 콘텐츠가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아직 분야가 다양하지는 않다. 교육 분야에 이어 의료와 공공 부문, 기업 국방 분야가 소수를 차지하고 있다.

◈ 영화계에도 '게임바람'이 분다

(자료사진=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홈페이지 제공)

 

'레지던트 이블', '툼레이더' 등 2000년대 초반 이후 뜸하던 '게임의 영화화'도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 1200만명이 즐긴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2009년 영화화가 결정됐다. 이후 감독이 돌연 사퇴하는 등 부침을 겪다 최근 '더 문'과 '소스코드'를 제작한 던칸 존스가 메가폰을 잡는 것으로 결정돼 화제가 됐다. 모바일 게임 최대 히트작 '앵그리 버드'도 소니 픽쳐스가 2016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비소프트처럼 제작사를 끼지 않고 스스로 영화화 작업을 주도하는 게임회사도 있다. 유비소프트는 2011년 아예 유비소프트 모션픽쳐스라는 제작사를 차려 '고스트 리콘', '어쌔신 크리드', '스플린터 셀' 등 자사의 인기게임 세 개를 모두 영화화시켰다. 특히 고스트 리콘은 '트랜스포머'의 감독 마이클 베이가 영화 작업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임 중 가장 먼저 영화화 된 것은 1993년 개봉한 '슈퍼마리오'. 비록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비디오 게임이 최초로 영화로 만들어졌다는데 의의가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게임이 영화화된 사례가 없다. 지난 2010년 중국 게임 운영업체 샨다가 '미르의 전설2'의 영화 제작을 발표했지만, 이후 아직까지 특별한 소식이 없다.

◈ 자발적 참여 이끌어내는 ‘게임화(Gamifacation)’

최근 IT업계에서는 '게임화(Gamifacation)'라는 용어를 자주 들을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게임 플레이 기법을 적용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기업에서는 '문제 해결과 업무 집중을 위해 게임의 발상을 도입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게임화는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콘텐츠를 좀 더 재미있게 만든다. '재미'와 '경쟁'이 게임화의 핵심이다.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기 때문이다.

(자료사진=프리 라이스 홈페이지 제공)

 

UN세계식량계획이 진행하는 '프리 라이스'는 퀴즈 한 문제를 풀 때마다 후원기업이 쌀 10 톨씩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어, 수학, 상식 등 크게 어렵지 않은 문제를 풀면, 누가 많이 기부했는지 순위까지 표시해준다. 현재 누적 기부 현황은 약 8500만톨 정도다.

지난달 열린 '대한민국 기능성 게임 컨퍼런스'에서 프랑스 GEM(Grenoble Ecole de Management) 경영대학원 엘렌 미셸 교수는 "기능성 게임은 사용자가 재미를 느끼고 더 하고 싶어하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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