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고기마냥 펄떡거렸고 가뭄에 단비같은 해갈이었다. 김구라와 'SNL코리아'가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을 TV앞에 불러모았다.
김구라는 지난 3일 방송된 케이블 채널 tvN 'SNL코리아'의 호스트로 나섰다. 'SNL코리아'는 풍자와 은유, 섹시 코드 등을 내세우며 성인들을 위한 코미디로 자리매김한 프로그램. 그러나 모회사인 CJ의 검찰 수사 이후 인기 코너였던 '글로벌 텔레토비'를 폐지하는 등 시사 풍자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구라'의 출연은 더운 여름, 힘빠진 'SNL코리아'에 보양식처럼 더할나위 없이 강력한 '한 방'이었다. 그는 출연계기부터 "토요일 저녁 생방송이 싫지만 본부장의 전화를 받아 정략적으로 나왔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자신의 장기인 독설과 돌직구를 십분 활용한 것은 물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분장과 몸개그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배꼽을 빼게 만들었다.
'김구라의 말싸움 대행 서비스', '김구라의 연애 아카데미' 등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말싸움을 해주거나 여자친구에게 당하는 남자들을 위한 속시원한 대처방법을 제시했다. 특히 '국민욕동생' 김슬기와의 욕배틀에서 김슬기를 울리게 만들며 '원조욕쟁이'다운 독설을 과시했다.
김구라의 진가를 엿볼 수 있었던 '구라용팝'은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엘린, 소율, 금미, 초아, 웨이)의 '빠빠빠'를 패러디한 코너. 김구라는 김민교, 정명옥, 클라라 등과 함께 직렬5기통 댄스를 추며 턱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노래했다. 그의 어설픈 몸개그와 우스꽝스러운 분장, 더불어 '소원을 이뤄지는 것은 역시 구라'라는 강력한 한방은 김구라이기에 가능한 콩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