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끝내 챔피언 벨트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투지 넘친 플레이로 전 세계 격투기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HSBC 아레나에서 열린 ‘UFC 163’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한국인 첫 UFC 챔피언에 도전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26, 코리안좀비 MMA)이 조제 알도(27, 브라질)에 4라운드 TKO패 당했다.
이날 승리로 5차 방어에 성공한 알도는 통산 전적 23승(1패)가 됐다.
어깨 수술 후 1년 5개월 만에 UFC 복귀전을 치른 정찬성의 발목은 잡은 것은 어깨였다. 3라운드까지 선전했지만 4라운드에서 불의의 어깨 부상을 입는 바람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정찬성은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과 포옹을 나눈 후 경기장에 등장했다. 이어 옥타곤 입구에서 양 손을 짚고 잠시 각오를 다진 후 포효하며 8강 링 위에 올랐다.
1라운드 초반에는 탐색전이 이어졌다. 정찬성은 먼저 펀치를 내뻗으며 선제공격을 했지만 알도는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신중한 모습이었다. 정찬성은 알도의 킥+펀치 콤비네이션을 피한 후 헤드킥을 날리기도 했다.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알도가 기습적으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했다. 그러나 정찬성은 곧바로 일어나 위기를 모면했다. 종료 직전 터진 상대의 플라잉 나킥도 잘 막아냈다.
2라운드에서도 정찬성은 상대에게 파고들며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바디 연타를 허용하다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펀치를 휘둘렀다. 거리를 잡고 들어오는 정찬성의 기세에 알도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알도는 상체를 움직이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왼손 잽을 수 차례 적중시켰다. 정찬성은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또다시 테이크다운을 허용했다. 밑에 깔려있는 상태에서 방어에 주력한 끝에 2라운드를 무사히 마쳤다. 유효타를 많이 허용한 정찬성의 왼쪽 눈은 점점 부어올랐다.
3라운드 초반 정찬성은 기습적인 플라잉 니킥을 시도하다 오히려 넘어졌다. 알도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찬성은 철망에 기대 버텼다. 심판의 스탠딩 선언이 있자마자 전광석화 같은 레프트 펀치를 적중시키기도 했다. 알도의 압박을 견뎌낸 정찬성은 종료 15초를 남기고 플리잉 니킥에 이어 펀치를 휘두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승부가 갈린 것은 4라운드였다. 정찬성은 펀치를 내다가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이를 알아챈 알도는 그 틈을 놓치고 않고 어깨 쪽에 레그킥을 연달아 날렸다. 이후 테이크다운을 시도한 후 파운딩을 퍼부어 경기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