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기자
9일 부산지방에 닷새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낮 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마른 장마에다 계속되는 무더위에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하천에서는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부산 남구의 한 주택가. 더위에 못 이겨 집 밖으로 나온 노인들이 그늘에 모여 앉아 연신 부채질을 해보지만 흐르는 땀을 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던 김영호(81)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올해 여름처럼 덥기는 처음이다"며 "그늘에 앉아 있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바람까지 덥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외출을 하기 위해 나선 골목길은 이미 한증막으로 변해 있다. 최영미(37.여)씨는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덥다"며 "비라도 오면 좋은데 매일 같이 더우니 너무 힘이든다"고 하소연했다.
해가 저물어도 식지 않는 더위에 며칠째 잠을 설친 시민들은 잠 못드는 밤이 겁이 날 정도다. 김태민(29)씨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가 없는데, 전기세도 부담이 되고 밤새 자다깨다를 반복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 쉬었다.
닷새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부산지방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32.4도. 특히 금정구는 37.1도까지 기온이 치솟아 그야말로 가마솥 더위를 실감하게 했다.
마른 장마에다 연일 계속되는 더위에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하천인 '춘천'에는 짙은 녹조현상까지 발생했다.
악취와 함께 일부 녹조물이 해수욕장으로 흘러들어 피서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어
관계기관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부산지방은 주말인 10일도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가겠으며, 일부 지역은 36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진다. 부산지방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당분간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겠다며, 노약자들은 가급적 낮시간대 외출을 삼가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