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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의 박지성, 2005년의 코쿠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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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선수들 이끄는 멘토 역할 기대

에인트호번의 필립 코쿠 감독은 마치 8년 전 자신의 역할처럼 박지성을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에인트호번의 리더로 낙점했다. 송은석 기자

 

2013년의 박지성은 2005년의 필립 코쿠다.

박지성은 지난 21일(한국시각) AC밀란(이탈리아)과의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친정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복귀전을 치렀다.

8년만에 에인트호번으로 돌아온 박지성은 자신의 자리였던 오른쪽 측면 공격수를 맡아 68분간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어느덧 베테랑이 되어 돌아온 박지성을 향해 에인트호번 팬들은 기립박수와 함께 응원가를 불러주며 환영했다.

경기는 1-1 무승부.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에인트호번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AC밀란을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기록했다. ‘리더’ 박지성이 이끈 에인트호번의 첫 성과다.

2부리그로 강등된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를 떠나 친정팀 에인트호번으로 임대된 뒤 경미한 부상으로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박지성을 선발 출전시킨 것은 코쿠 감독의 강한 의지가 담긴 승부수였다.

적장인 AC밀란의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도 “솔직히 박지성의 출전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을 정도로 박지성의 등장은 깜짝 놀랄 일이었다.

친정팀의 지휘봉을 잡은 코쿠 감독은 마치 8년 전의 자신처럼 경험이 풍부한 박지성이 어린 에인트호번 선수들의 동료이자 멘토가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현역시절 AZ알크마르, 비테세를 거쳐 에인트호번의 간판 미드필더였던 코쿠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마친 뒤 FC바르셀로나(스페인)으로 이적해 6시즌간 전성기를 보냈다. 2003~2004시즌이 끝난 뒤에는 재계약 제안을 뒤로 하고 에인트호번으로 전격 복귀해 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당시만해도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였던 박지성은 30대 중반의 베테랑 코쿠와 함께 에인트호번의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2004~2005시즌 리그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진출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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