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해외 원전 수처리 설비 계약과 관련해 대가성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22일 원전브로커로부터 원전 설비 계약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다음주 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검찰은 이날 민간인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중인 박 전차관을 부산구치소에 이감해 줄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박 전 차관은 이른바 '영포라인'출신 원전브로커 오희택(55.구속)씨가 한국정수공업 대표에게 아랍에미리트(UAE)원전의 수처리 설비 계약을 위해 로비를 해야 한다며 13억 원을 받는 과정에서 로비대상으로 지목한 이명박 정부의 실세다.
오 씨는 지난 2009년 2월 한국정수공업 대표로부터 3억 원을 받아 박 전차관의 측근이자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인 이윤영(51.구속)씨에게 로비자금을 전달했다.
검찰은 그동안 오 씨로부터 이 씨를 통해 박 전 차관에게 금품이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이 씨가 이와 관련해 입을 열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이 박 전 차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면서 이 씨로부터 박 전 차관의 비리 연루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원전 비리와 관련해 박 전 차관을 조사할 필요가 있어 법무부에 박 전차관의 이감을 요청했다"며 "다음주부터 소환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