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는 사실상 1.5군으로 나선 세계랭킹 8위 크로아티아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안방에서 아쉬운 패배에 그쳤다. 윤성호기자
비록 주축 선수는 빠졌지만 세계랭킹 8위의 위력은 분명 한 수 위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에만 2골을 내주고 1-2로 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산정하는 남자축구 세계랭킹에서 56위까지 밀려난 한국은 8위 크로아티아의 높은 벽에 무릎을 꿇었다. 이 패배로 크로아티아와의 역대전적은 2승2무3패가 됐다.
특히 지난 아이티전의 지동원에 이어 이 경기의 조동건까지 연이어 원톱 공격수의 활용이 실패한 가운데 상대 세트피스, 크로스 상황에서 상대 선수를 놓쳐 실점하는 장면을 두 번이나 노출해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막판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1골을 만회한 것은 아쉬운 패배 속에서 찾을 수 있었던 유일한 위안이다.
아이티전에서 홍명보 감독 부임 후 5경기만의 첫 승과 골 가뭄 해소를 모두 성공했던 한국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세계랭킹 8위의 강호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마드리드)와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등 주축 선수 일부가 제외됐지만 초반부터 빠른 패스와 강한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두터운 상대의 중원을 공략하지 못한 탓에 부정확한 롱패스로 일관했던 한국은 전반 22분에서야 김보경이 이청용의 돌파에 이은 슈팅 기회에서 강력한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35분 상대의 계속된 슈팅을 골키퍼 정성룡이 차례로 막아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막판 경기 흐름을 대등하게 돌린 것이 다행스러웠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조동건을 불러들이고 한국영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한국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가면서 구자철이 지난 아이티전에서 했던 것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전문 공격수를 빼고 사실상의 ‘제로톱’ 전술로 나선 한국은 후반 시작 2분만에 나온 손흥민의 슈팅을 시작으로 거세게 크로아티아를 몰아붙였다. 당황한 크로아티아는 최전방 공격수 에두아르두(샤흐타르)를 불러들이고 레온 벤코(리예카)를 투입했을 정도로 한국의 반격은 거셌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후반 19분 세트피스서 선제골을 뽑으며 한국의 가열찬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반 라키티치(세비야)가 프리킥한 공을 벤코가 머리로 떨궜고, 도마고이 비다(디나모 키예프)가 문전에서 몸을 날린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