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로 PS 3선발!' 4선발 리키 놀라스코의 부진과 최근 2경기 연속 호투로 포스트시즌 3선발 입지가 굳어지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자료사진=임종률 기자)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의 LA 다저스 담당 켄 거닉 기자는 지난 11일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3선발은 지금부터 구위에 달렸다"고 말했다. 당시 한창 논란이 되고 있던 '다저스 3선발은 누구냐'에 대한 답이었다.
시즌 내내 든든한 3선발로 활약해온 류현진(26)과 다저스 합류 이후 8월부터 7연승 가파른 상승세를 달렸던 4선발 리키 놀라스코(31)의 위치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 다저스만 20년 넘게 전담해온 거닉 기자는 당시 "지금 구위라면 3선발은 놀라스코"라면서도 "하지만 류현진이 남은 경기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저스에 정통한 베테랑 기자의 예견대로 가고 있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도 3선발을 지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류현진은 이후 두 경기 연속 평균 이상의 호투를 펼쳤고, 놀라스코는 두 번이나 조기에 무너졌다. 시즌 내내의 꾸준함이나 최근 구위를 감안하면 류현진이 중용될 공산이 크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와 홈 경기에서 류현진은 6이닝 10피안타 3실점하며 6패째(13승)를 안았다. 허리 통증 이후 12일 만에 등판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는 찍었다. 이후 17일 애리조나 원정에서는 8이닝 4탈삼진 2피안타 1볼넷 2실점 역투를 펼쳤다. 타선 침체로 역시 패전을 안았지만 팀은 물론 상대팀의 칭찬을 얻어낸 호투였다.
반면 놀라스코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와 홈 경기에서 1⅓이닝 만에 7피안타 3볼넷 7실점(5자책)으로 조기 강판했다. 이후 20일 애리조나 원정에서도 5이닝 9피안타 6실점했다. 팀이 이겨 패배는 없었지만 최근 두 경기 심상치 않은 조짐이다. 7연승의 상승세가 다분히 꺾인 모양새다.
다저스가 정규리그 9경기를 남기고 있어 둘의 등판은 1번 정도만 남았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최종 점검 차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등 1, 2선발에 이어 25일 샌프란시스코전에 나선다. 사실상 3선발을 확보한 상황에서 놀라스코까지 때마침 부진한 것이다.
사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3선발에 대해 "큰 신경은 쓰지 않고 어떤 자리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큰 무대에서 3선발이 주는 상징성은 적지 않다. 그만큼 등판 기회가 많고 미국 전역에 이름을 알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 야구의 위상과 국내 팬들의 자부심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오는 25일 다저스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전에서 류현진이 가을야구 3선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