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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미리 준비한 '2번 서동욱' 카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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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 "2번은 작전 수행 능력 필요"

넥센 2번 타자 임무를 맡고 있는 서동욱.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넥센의 개막전 2번 타자는 장기영이었다. 하지만 장기영이 주춤한 사이 문우람이 2군에서 올라와 2번 자리를 꿰찼다. 문우람은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리, 홈런 4개를 치며 염경엽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건창-문우람이 테이블 세터를 꾸리면서 넥센은 더욱 탄력이 붙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마지막 4경기에서 문우람을 뒤로 빼고 서동욱을 2번 자리에 배치했다.

문우람이 부진해서가 아니다. 바로 포스트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매 경기 전력을 쏟아야하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서동욱이 2번에 적합하다는 생각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8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오히려 2번 타순은 빨리 결정했다. 시즌 막판에 문우람을 빼고, 서동욱을 2번에 세웠는데 그 때부터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것이다. 돌려봐야 아니까 그랬다"면서 "기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번트는 우리 팀에서 서동욱, 허도환이 가장 좋다. 2번 타자는 작전 수행 능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서동욱은 염경엽 감독의 지시를 척척 수행했다. 선취점이 필요한 1회말 무사 3루에서는 좌익수 플라이를 쳐 3루 주자 서건창을 불러들였고, 3회말 무사 1, 2루에서는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 5회말에는 직접 안타도 때렸다.

서동욱은 내외야를 모두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지만 전문 외야수는 아니다. 덕분에 지키기에 들어간 8회초 수비에서 장기영과 교체됐지만 서동욱의 활약은 그야말로 만점이었다.

사실 서동욱에게 2013년은 시련의 해였다. 2008년부터 몸 담았던 LG를 떠나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에는 2군에서 몸을 만들었다. 장점이라 생각했던 스위치 히터도 내려놓았고, 타격폼도 바꿨다. 하지만 그 시련이 넥센의 2번 타자 서동욱을 만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장기영은 주전에서 밀렸다. 기회를 줬는데 자기가 뺏긴 것"이라면서 "서동욱은 타격도 많이 바뀌었다. 타이밍도, 스윙도 다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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