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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심 대결'부터 제대로 불붙은 LG-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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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관아, 살살 하자!' LG 이병규(가운데)와 두산 유희관(왼쪽)이 15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마친 뒤 선전을 다짐하는 악수를 나누고 있다.(잠실=황진환 기자)

 

프로야구 LG-두산의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열린 15일 잠실구장. 13년 만에 열린 잠실 라이벌의 포스트시즌답게 입담 대결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유쾌하면서도 뼈가 있는 농담 속에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포문은 넥센과 준PO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한 두산이 먼저 열었다. 주장이자 입심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홍성흔이 PO 각오를 묻자 "첫 사랑을 만난 설렘이라 할까요?"라면서 "라이벌전답게 멋진 승부로 첫사랑을 어르고 달래서 기싸움에서 이기도록 하겠다"는 재치있는 출사표를 던졌다.

좌완 선발 유희관 역시 "서울 라이벌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생각에 LG를 만나면 더 힘이 난다"면서 "LG는 넥센에 비해서는 거포가 없다. 자신있게 던져서 꽁꽁 묶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들었다. 이어 LG 주장이자 올해 타격왕 이병규와 맞대결에 대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맞은 기억이 머릿 속에 남아 있다"면서 "두 번의 실수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분석해서 무조건 잡는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에 LG는 PO 선착한 정규리그 2위팀답게 두산의 공세를 여유있게 받아넘겼다. 주장 이병규는 후배 유희관의 도발에 대해 "나는 져도 팀이 이기면 되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2000년 당시 두산과 PO에서 진 데 대해서도 이병규는 "2000년 너무 오래된 얘기라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지난 것, 나쁜 것은 빨리 잊는 버릇이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2000년은 기억하지 않고, 2013년 10월 16일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맞섰다.

특히 2000년 PO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는 이병규-홍성흔이 서로를 경계했다. 먼저 홍성흔이 경계 대상으로 이병규를 꼽으며 "포수를 볼 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면 3, 4안타는 기본으로 치더라"면서 "고참으로서 주는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첫 타석부터 침묵을 지키게 하면 시리즈가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병규도 "홍성흔엑 홈런을 맞으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이병규는 "홍성흔의 (오버) 세리머니를 보면 선수들이 언짢을 거 같아서 첫 타석부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신경전은 이어졌다. 50분 가량 이어진 미디어데이 말미에 이병규가 "팬들이 보험에 들게 하지 않도록 좋은 경기하겠다"고 마무리 펀치를 날린 것. 앞서 홍성흔이 "두산 팬들이 넥센과 준PO 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암 보험에 들어야겠다고 하더라"는 말을 빗댄 것이다. 두산은 넥센과 2차전에서 잇딴 어이없는 실수로 경기를 내주며 팬들의 탄식을 자아낸 바 있다.

미디어데이부터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을 펼친 LG와 두산. 과연 13년 만에 펼쳐진 잠실 라이벌의 포스트시즌 승자가 누가 될지 16일 1차전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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