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비 브라이언트 트위터 캡처)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간판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5)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자신의 경기 장면이 담긴 사진을 내리고 마치 암호같은 숫자 '1225'가 적힌 그림 파일을 올렸다.
12월25일을 뜻할까? 아니다. 브라이언트의 '7등짜리 선수' 에피소드를 기억하는 팬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그 의미를 유추해낼 수 있다.
2011-2012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2012년 1월11일, 브라이언트는 피닉스 선즈와의 경기에서 48득점을 몰아넣으며 99-83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뒤 그가 남긴 한 마디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활약에 대해 "리그 7등짜리 선수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해 주위를 의아케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는 매시즌 개막을 앞두고 NBA 선수들의 순위를 매긴다. 수백명의 현재 기량과 차기 시즌 기대치 등을 복합적으로 섞어 랭킹화한다. 'ESPN'이 공개한 2011-2012시즌 브라이언트의 랭킹은 7위였다. 순위가 공개되자 팬들은 물론이고 NBA 선수들 사이에서도 '적절하다', '너무 낮다'를 놓고 논쟁이 뜨거웠다.
브라이언트는 순위가 공개될 당시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인터뷰를 통해 'ESPN'의 순위 결정에 대한 불만 혹은 아쉬움을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었음을 알린 것이다.
그렇다면 숫자 '1225'의 의미는 무엇일까. 'ESPN'이 예상한 2013-2014시즌 랭킹과 관련이 있다.
'ESPN'은 지난 여름 차기 시즌 파워랭킹을 소개하면서 레이커스를 서부컨퍼런스 15개 구단 가운데 12위에 올려놓았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은 동부와 서부컨퍼런스 각 상위 8위다. 드와이트 하워드가 떠난 레이커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또한 'ESPN'은 최근 순차적으로 선수 랭킹을 공개하고 있다. 21일(한국시간) 현재 상위 10걸(TOP 10)의 공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가장 화제를 모은 순위는 리그 25번째 선수 자리였다. 'ESPN'이 1년 전 6위였던 브라이언트를 25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팬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순위가 너무 낮다. 그를 20위 밖에서 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코비는 올해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았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1225'는 'ESPN'이 산정한 레이커스의 순위 '12'와 자신의 선수 랭킹 '25'를 묶어놓은 숫자의 조합이다. 이번 순위에 자존심이 상한 브라이언트가 자신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