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못 보겠구나' 27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왼 허벅지를 부여잡고 뛰는 투혼을 보인 두산 오재원(왼쪽)과 김진욱 감독.(자료사진=두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4차전일 열린 28일 잠실구장. 경기 전 김진욱 두산 감독은 선수들의 줄부상에 대해 적잖은 근심을 드러냈다.
두산은 전날 3차전에서 주전 2루수 오재원이 7회 주루 플레이 도중 왼 허벅지 부상으로 쓰러졌다. 지난 25일 2차전에서는 3루수 이원석이 옆구리 통증으로 2회 공격 이후 교체됐다.
김감독은 선수들의 상태에 대해 묻자 "내가 마음이 아프다"며 가슴을 쓰다듬었다. 특히 오재원은 왼 허벅지를 부여잡으면서까지 절뚝이며 기어이 홈을 밟은 뒤 쓰러졌다. 김감독은 "나중에 TV로 보는데 차마 볼 수 없어서 껐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참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김감독은 정명원 투수코치가 긴히 보자는 전갈을 받았다. 짐짓 굳은 표정이 된 김감독은 잠시 후 돌아와 표정이 풀렸다. 특별히 선수들의 부상 소식은 아니었던 것.
김감독은 "요즘은 트레이너 얼굴 보기가 겁난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또 누가 다쳤다'고 할까 두렵다는 것이다.
두산은 힘겨운 과정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KS에 올랐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에서 2연패 뒤 3연승을 거뒀지만 3번의 연장 접전을 펼쳤다. LG와 PO도 3승1패 했지만 치열한 라이벌 대결이었다.
체력적으로 한계에 이르렀을 수밖에 없다. 김감독은 그러나 "오재원, 이원석이 빠지지만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있으니 최대한 빨리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