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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차우찬, 희비 갈린 '혼신의 인생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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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역투 펼쳤는데...'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친 두산 이재우(오른쪽)와 삼성 차우찬. 그러나 이재우가 승리 투수 MVP가 됐고, 차우찬은 팀 패배로 역투가 빛을 잃었다.(잠실=두산, 삼성)

 

자신의 야구 인생에 남을 만한 최고의 역투를 펼친 두 투수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두산 베테랑 우완 선발 이재우와 삼성 좌완 롱릴리프 차우찬이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4차전이 열린 28일 잠실구장. 경기 전 삼성 좌완 차우찬은 이날 경기는 물론 시리즈에 임하는 진지한 각오를 밝혔다.

이날 4차전 이른바 '+1 선발' 역할을 맡은 차우찬은 "KS기 때문에 공 1개, 1개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고 강조했다. 정규리그라면 실투에 대한 주의도 떨어지지만 중요한 KS에서는 단 1개의 공도 집중한다는 것이다.

차우찬은 "KS에 나서는 어떤 투수라도 그럴 것"이라면서 "볼넷을 내주면 내줬지 한 가운데로 던지는 투수는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다음 경기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금 상황이 중요하기에 짧아도 굵게 던진다"고 덧붙였다.

경기 전 각오대로 차우찬은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0-2로 뒤진 2회 1사 1루에서 선발 배영수에 이어 등판한 차우찬은 8회 2사 1루까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6⅓이닝 5탈삼진 3피안타 3볼넷 무실점. 류중일 삼성 감독이 "올 시즌 최고 잘 던졌다"고 칭찬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 팀이 1-2로 지면서 차우찬의 호투는 빛이 바랬다. 당연히 승리투수가 되고도 남음이 있었지만 12개 삼진에 4안타 1득점에 머문 타선이 아쉬웠다.

▲이재우 "수술 2번 3년 재활, 이런 날 위한 것"

똑같이 혼신의 힘을 다한 이재우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시리즈의 명운이 갈릴 4차전에서 이른바 인생투를 펼쳤다. 삼성 타선을 맞아 5이닝 동안 무려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피안타 3볼넷 무실점 쾌투했다. 2-1로 팀이 이겨 승리투수에 경기 MVP까지 올랐다.

김진욱 감독이 "더그아웃까지 '악'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말 마음을 강하게 먹고 던지더라"고 말한 것처럼 온몸을 다해 던졌다.

이재우도 경기 후 "제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오네요"라면서 "오늘 절대 지면 안 되니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공 하나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사실 이재우는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이겨낸 오뚝이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의 피나는 재활 끝에 올해 5승2패 평균자책점(ERA) 4.73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이재우는 "올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3년을 재활했다"면서 "그러다 보니 상대도 알아서 파울도 치고 하늘도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어 "3년 동안 (2군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에서 7시 반 출발해서 참고 재활했는데 오늘 이러려고 했나 보다"면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신기하다"고 감개무량함을 드러냈다.

똑같이 온힘을 다해 인생 최고의 역투를 펼친 두 투수. 그러나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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