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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매년 5.5조원↑… 세입자 '엑소더스'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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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세입자는 외지로, 경기도로 이사가죠"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그래프(자료:한국감정원)

 

NOCUTBIZ
전세매물이 급감한데다 가격 고공행진이 지속되자 세입자들은 ‘전세난’과 ‘대출난’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 하반기 집을 구하다 못한 일부 세입자들은 서울 외곽지로 삶의 터전을 옮기거나 아예 경기도로 이주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10월이 지나가면서 부동산 비수기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서울시내에서 집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내년 신학기를 앞둔 서울시 양천구 목동은 연말이 부동산 성수기다. 좋은 학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대기중이기 때문에 전세매물은 나오기가 무섭게 자취를 감춘다. 꾸준한 수요 덕분에 전세값은 오르고 또 오른다. 이렇게 수요가 많다 보니 세입자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목동단지의 20평대 아파트는 2억 5천~3억 5천으로 너댓달 만에 5천~1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신규 전입자들은 전세 매물찾기가 쉽지 않고 기존 거주세입자들은 오른 전세금을 올려주느라 ‘대출난’을 겪고 있다.

그나마 대출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 세입자들은 목동에 체류하지만 그렇지 못한 세입자들은 목동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 김 모씨(40대,목동 6단지)는 아들이 양정중학교에 재학중이라 목동에 살고 싶었지만 집을 비워달라는 주인의 요청을 받고는 고민에 빠졌다.

목동에 그대로 살자니 전세금이 너무 많이 올랐고 목동을 벗어나자니 아이가 고민이었다. 목동체류를 위해 김씨가 추가로 부담해야 했던 돈은 5천~6천만원에 이르렀다. 은행대출이 쉽지 않고 이자부담도 만만치 않아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올 연말(12월) 목동 인근 양평동 H아파트로의 이주였다.

목동6단지 한미부동산 대표는 15일 “학교 때문에 목동에 머물려는 사람들이 많아 목동은 지금이 성수기”라며 “전세값이 올라 김씨 같은 사례는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 마포구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집주인들이 저금리 때문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염리동 일대의 30평대 아파트 전세가격은 몇일 전까지 만해도 3억 5천만원 수준이었지만 며칠 사이 3천~4천만원이 뛰었다.

마포구 염리동 래미안 부동산 대표는 “마포지역은 전세보증금은 2년전(직전 계약) 그대로 받으면서 나머지는 월세로 받는 이른바 반전세가 증가해 전세물량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염리동에서 아파트를 찾던 한 20대 신혼부부는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마련한 돈이 2억원이었지만 이 돈으로 마포구에서 번듯한 신혼집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결국 서울외곽이나 경기도로 전세집을 찾아나섰다.

전세를 찾다못한 세입자들이 마포구를 비롯 서울도심을 벗어나 은평구 응암동이나 경기도 등 전세가격이 싼 지역으로 떠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래미안 부동산 대표는 “전세를 찾다가 고생하는 분들은 외지로 나가죠, 서울에서는 (전세가) 너무 비싸고 가격도 안맞고 하니까 마포에서는 응암동쪽으로 가다가 더 넘어 김포, 일산으로 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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