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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충돌, 원인은 어디에… 무리한 운행지시 혹은 조종사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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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측은 무리한 운행지시 주장, 김포공항과 LG측은 "무리없었다"

자욱한 안개가 서린 16일 오전 8시 55분, 서울 삼성동 아파트 한복판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헬리콥터가 순식간에 아파트 벽면에 충돌해 추락했고, 파편이 쏟아져 내렸다.

LG전자 소속의 이 헬기는 오전 8시 46분 김포공항을 이륙해 잠실 선착장으로 이동 중이었다. 헬기를 몰던 기장과 부기장은 2명 모두 사망했다.

현재 항공당국에서는 사고 헬기가 짙은 안개로 경로를 이탈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규명은 블랙박스의 분석결과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놓고 유족측과 김포공항, LG전자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헬기의 이륙을 허가한 김포공항 측은 이륙 당시의 상황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포공항 관계자는 16일 보도를 통해 "헬기가 이륙할 수 있는 시정(visibility) 조건이 175m인데 사고 헬기가 이륙할 당시 시정은 1천200m까지 나와서 이륙하기에 매우 정상적인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김포공항 측에 따르면 이날 공항에서 안개 때문에 시정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지연·결항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헬기 기장의 유족측은 다른 입장을 밝혔다.

박인규(58) 기장의 아들은 보도를 통해 출근하기 직전 아버지가 회사와 했던 통화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 기장이 회사측 관계자와 안개가 많이 끼어 위험하니 김포에서 직접 출발하는 게 어떠냐는 내용의 통화를 했다고 아들 박씨는 주장했다.

아들 박씨는 "그래도 회사에서는 계속 잠실로 와서 사람을 태우고 내려가라고 한 것 같다"며 "아버지는 잠실에 들렀다 전주까지 시간을 맞춰 가려면 시간이 없다고 급하게 나가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무리한 운행에 대한 의혹이 일자 LG전자 관계자는 보도를 통해 박 기장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에 따르면 박 기장은 김포 출발 2시간 전 기상조건을 이유로 잠실을 경유하지 않고 김포에서 바로 출발해야 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회사 측은 박 기장을 비롯한 헬기팀과 운행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기상상황을 보고 선택하기로 했다.

그런데 출발 1시간 전쯤 박 기장이 다시 시정이 좋아져 잠실을 경유해 이륙할 수 있다고 통보해 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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