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최초의 3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하는 FC서울 공격수 데얀은 동료들의 적극적인 도움에 득점 선두 김신욱과의 격차를 2골까지 좁혔다.(자료사진=FC서울)
코트에만 ‘몰빵배구’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라운드에도 ‘몰빵축구’가 등장했다.
'몰빵축구'는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간판 공격수 데얀이 2골을 넣은 FC서울이 부산 아이파크를 3-2로 꺾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에서 구현됐다. 이 경기에서 서울의 선수들은 K리그 최초로 3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하는 데얀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 주는데 최대한 집중했다.
올 시즌 부상과 몬테네그로 대표팀 차출 등으로 경기 출전 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부족했던 데얀은 이 경기 전까지 득점 선두 김신욱(울산)에 4골 뒤진 15골에 그쳤다.
데얀으로서는 남은 3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골을 넣어야 득점왕 경쟁에서 김신욱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분위기도 좋았다. 지난 전북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더욱이 김신욱이 지난 러시아와의 친선경기 도중 가벼운 부상으로 지난 수원전에 교체 출전해 무득점에 그치면서 데얀에게는 역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데얀을 위한 서울의 ‘몰빵축구’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서울이 시도한 슈팅은 총 15개. 이 가운데 데얀은 5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슈팅은 4개나 됐다. 비록 기록으로는 크게 대두되지 않았지만 이날 서울 공격은 사실상 데얀에게 집중됐다.
측면과 중앙을 막론하고 데얀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에스쿠데로와 고요한, 윤일록, 하대성 등은 경기 내내 동분서주했다. 결국 데얀은 2골을 몰아치며 김신욱과의 격차를 2골까지 좁혔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용수 감독은 데얀에게 모든 슈팅 기회가 집중됐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진심어린 동료애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흐뭇했다. 이러한 모습이 서울의 자랑인 가족 같은 동료애”라며 “비록 데얀이 외국인 선수지만 동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아름답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데얀 역시 동료들의 멈추지 않는 패스에 크게 기뻐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