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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프런트 야구?' MLB와 차이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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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헌아, 지못미. 나도 간다~!' 두산은 27일 김진욱 감독(왼쪽)을 전격 경질하고 송일수 2군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손시헌 등 FA들은 물론 김선우 등 베테랑을 내보내는 등 새 판 짜기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은 삼성과 한국시리즈 7차전 때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화제의 중심은 단연 두산이다. 소속 FA(자유계약선수)를 모두 잃은 두산은 베테랑 선수들의 이적과 방출, 깜짝 트레이드에 이어 감독 교체라는 메가톤급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을 이끈 김진욱 감독을 잔여 1년 계약 기간에도 경질한 것은 앞선 선수 이동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충격을 주고 있다. 두산은 27일 김감독을 물러나게 하고 송일수 2군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송 신임감독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데뷔한 재일교포로 한국 야구에 대한 경험이 많지는 않다. 지난 1984년 삼성에 입단해 3시즌을 뛰었고, 이후 일본에서 코치와 프런트로 활동하다 올해 두산 2군 감독을 맡았다. 1군 지휘봉을 잡게 된 데 대해 본인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터라 놀랍다"고 할 만큼 파격 인사였다.

일각에서는 구단 운영의 전권을 감독이 아닌 사장이나 단장이 갖는 '프런트 야구'의 전형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과연 두산의 이런 행보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감독 배제한 일방통행이 문제"

일단 두산의 선수 이동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이다.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 등 FA 3인방이 떠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 그렇다면 두산으로서는 새 판을 짜야 할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두산 출신 안경현 SBS ESPN 해설위원은 "임재철이 LG로 가고, 김선우 역시 풀어준 것은 이해할 만하다"면서 "나 역시 코치 제의를 고사하고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로 두산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민이 아까운 자원이긴 하지만 홍성흔, 오재일, 여기에 외국인 거포까지 포지션이 겹칠 수 있다"면서 "이종욱의 이적으로 생긴 외야 공백을 감안하면 넥센 장민석(개명 전 장기영)과 트레이드한 것은 두산으로서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감독 경질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모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이동에 있어 감독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채 일이 진행됐다는 것은 분명히 프런트에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돈을 대는 게 기업인 만큼 구단 사장이나 단장 등 프런트가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감독과 분명히 논의해야 했고, 설득의 과정도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산 행보, MLB와는 다르다

'송일수의 곰 군단은?'' 두산이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고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송일수 2군 감독.(자료사진=두산)

 

그렇다면 과연 두산은 야구 선진국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길을 밟고 있는 것일까.

MLB는 단장이 구단 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선수 구성 등에서 전권을 행사한다. 감독은 단장이 그린 큰 밑그림을 실제 경기에서 실현해내는 역할을 한다. 다만 한국은 일본의 영향을 적잖게 받아 감독의 권한이 큰 편이었다.

하지만 두산의 행보는 MLB와는 조금은 이질적이라는 평가다. 의사 결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투명한 절차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MLB 전문 송재우 해설위원은 "두산 구단 수뇌부의 의견을 직접 듣지 못해 뭐라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했다. 이어 ""MLB가 단장 야구라는 것은 분명히 맞지만 이번 감독 경질 등과 관련한 두산의 행보는 MLB와는 약간 다르다"고 말했다.

MLB는 '머니볼'의 대명사 빌리 빈(오클랜드), 86년 만에 보스턴 '밤비노의 저주'를 푼 테오 엡스타인(시카고 컵스) 등 단장들이 유명하다. FA 영입과 트레이드 등을 통해 선수단을 구성해놓고 감독에게 경기를 맡기는 것이다. 송위원은 "선수 이동에 대해 단장은 팬들과 언론에 반드시 배경을 설명하고 비전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이번 사령탑 교체에 대해 송일수 감독에 대해서만 "원칙과 기본기를 중요시하고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며 소통의 리더쉽을 발휘한다"는 등의 설명만 내놨다. 대부분 구단들이 감독 경질에 대한 배경 설명이 부족한 편이나 특히 이번 두산의 감독 인사는 워낙 갑작스러운 터라 여러 설들이 분분하게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의 배경이 사장, 단장 선에서 이뤄졌는지 아니면 그룹 고위층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송위원은 "MLB 역시 예전 뉴욕 양키스처럼 구단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한국처럼 감독 인선 등에 그룹 수뇌부가 관여하는 게 잦지는 않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부터 스토브리그까지 2013년 막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두산. 과연 내년 시즌 어떤 야구를 펼칠지 자못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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