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중국이 최근 선포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해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민간 항공사가 자체 판단에 따라 준수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고 현지 방송이 4일 보도했다.
필리핀 민항청(CAAP)은 이날 "우리는 다른 국가가 통보하는 '항공고시보(NOTAM)'에 대해 별도 지침을 발표하지 않는다"면서 "항공고시보를 준수하는 주체가 정부가 아닌 만큼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GMA방송이 전했다.
이는 최근 민항기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통과하려면 사전 통보하라는 중국 측의 항공고시보에 대해 공식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 정부의 이런 입장은 특히 민간 항공사에 중국 방공식별구역 준수를 권고한 미국 국무부의 관련 조치보다 한층 강경한 태도로 해석돼 주목된다.
민항청의 한 관계자는 민항기가 특정 국가의 방공식별구역을 준수하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분쟁을 빚을 위험 소지는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