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그룹의 명운을 거는 고강도 혁신을 추진할 것이다"
현대그룹의 3조 3천억원대 자구 계획안에 대한 시장 일각의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현정은 회장이 2일 "그룹의 명운"까지 언급하며 비장한 신년사를 밝혔다.
현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이제 더 이상 기존의 '영업전략, 운영모델, 관리방식'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며, "2014년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그룹의 명운을 거는 고강도 혁신을 추진해줄 것"을 주문했다.
현 회장은 특히 "이를 위한 당면 과제로 올 한해 '단기 생존역량'과 '중장기 재도약 기반'을 반드시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여기서 '단기 생존역량' 강화는 시장에서 나오는 유동성 위기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그룹이 당면한 재무 위기를 해결하고 건강한 기업체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자산매각, 조직효율화 등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관습과 타성에 젖은 방만경영의 요소가 없는지 사업 전반의 프로세스를 세심하게 되돌아보자"고 당부했다.
또 "세계 1위 기업도 향후 1∼2년의 실적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경기와 트렌드의 변화는 빠르고 예측하기 어렵다'"며 "중장기 재도약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강화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대북협력사업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남북협력에 앞장서 나갈 것을 주문한 뒤 "상호협력과 공존, 평화와 번영의 큰 흐름은 계속 발전할 것이며 그 과정에 현대그룹의 소임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 연말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계열사와 자산을 처분해 총 3조3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자구계획안이 유동성 위험을 다소 낮출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사업안정성 저하 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쟁 대형선사의 높아진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 강화를 고려할 때 해운업황과 영업실적 회복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현대상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면서 "전용선 사업부문이나 항만터미널 매각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안정성과 영업경쟁력 저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