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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김영애 "보톡스 맞고 싶은데 눈물 머금고 포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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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보톡스를 맞고 싶은데,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연기하면서 세포의 움직임을 느끼지 못할까봐서다.”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에서 국밥집 주인 순애를 연기한 중견배우 김영애(63)가 식지 않는 연기열정을 전했다.

최근 노컷뉴스와 만난 김영애는 “변호인을 보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게 주름이었다”며 “현실적인데, 정말 보기 싫었다”고 웃었다.

변호인의 흥행질주에 대해서는 “이렇게 사랑받은 작품은 처음이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듯해서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또한 정치색이나 논란이 걱정됐으나 연기변신에 대한 개인적 욕심으로 출연을 결정했으며, 60대가 된 지금까지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좋은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보다 나이어린 송강호(47)와 호흡을 맞추면서 긴장한 것도 그 때문. 그는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냐”며 “내 스스로 김영애 그거밖에 안 되나 라는 생각이 들까봐 걱정됐고, 비중은 작으나 중요한 역할이라 작품에 누가 될까봐 무서웠다”고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한 가지 욕심이 정말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인데, 그게 안 되면 너무 속상하다. 내가 송강호에게 (비결을) 가르쳐달라니까, 안 가르쳐주더라.”(웃음)

그는 한때 사업을 한 이유도 “근사하게 배우생활을 하고 싶어서였다”고 설명했다. 겹치기 출연안하고, 원할 때만 연기를 하기 위해서 사업을 했는데 세상에 공짜가 없더란다.

“사업은 잘되나 한번 발을 들이니 뺄 수가 없더라. 망하고 나니까 다 정리가 됐다. 큰일 켞으면서 어떻게 죽을까도 생각했는데, 덕분에 사람이 깊어졌고 연기하는데 배짱이 좋아졌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점에서 인생은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김영애(노컷뉴스 이명진 기자)

 

부산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김영애는 20대부터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살았다.

그는 영화의 배경인 1980년대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묻자 “먹고 살기 바빠서 사회에 관심을 가질 틈도 없었다”고 답했다.

“집안의 가장이고,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라 죽어라 일하느라 바빴다. 사회문제에는 눈 돌릴 틈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자신을 달달 볶는 스타일이라고 밝힌 그는 “재작년 9시간에 걸친 대수술 이후에도 2주 만에 퇴원했고, 빨리 낫겠다는 일념으로 두 달 만에 산에 올라가 후유증도 컸다”고 털어놨다.

김영애는 드라마 ‘해가 품을 달’(2012)을 촬영할 당시 췌장암 초기인데도 투병사실을 숨기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해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연기할 때 카메라에 빨간 불 들어오면 날 잊고 거기에 몰두한다. 그때는 아무리 힘들어도 행여 아파도 그건 내 사정이다. 숨이 멈추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평소 자식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하는 그다. “미리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그 때문인지 해품달 끝나고 그 대수술 받을 때 마취를 하는데 너무 편안했다. 순간 이게 끝일수도 있는데, 김영애 정말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황진이’ ‘로열 패밀리’ ‘해품달’로 독한 여자로 인식됐던 그다. 하지만 변호인 이후 그는 과거의 순박한 이미지를 되찾았다. 차기작 ‘카트’에서는 대형마트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청소부 아줌마로 변신한다.

변호인 이후에는 저예산 영화 ‘현기증’에 출연했다. ‘가시꽃’을 연출한 이돈구 감독의 영화로 치매걸린 엄마와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영애는 “제작비가 2억이라 돈과 상관없이 출연했다”며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출연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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