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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미숙한 후속 대응에 속 터지는 고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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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3사의 정보유출 대란으로 결국 유출 3사의 경영진들이 자진 사퇴를 감행했다. 하지만 아직도 카드 3사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현재진행형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은 '사상 초유'의 정보유출 사태에서만 비롯되지 않았다. 카드 3사의 미숙한 후속 조치가 이같은 국민들의 감정에 더욱 불을 지핀 것.

◈ 정보유출 조회마저도 '허술'

박근혜 대통령의 정보유출 조회. (트위터 캡처)

 

NOCUTBIZ
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롯데카드 3사는 17일부터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유출 조회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 국민카드가 제공한 정보유출 확인 창에는 이름과 성별, 생년월일을 쓰고 주민등록번호 마지막 한자리만 넣으면 피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주민등록번호를 알지 못해도 0부터 9까지 10가지 숫자를 차례대로 입력하면 누구나 유명인들의 피해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안 국민카드 측은 18일 오전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휴대전화 인증을 통해서만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보안을 강화했다.

농협카드의 경우 유출 정보 확인 페이지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농협카드가 본인 인증을 위해 입력한 개인정보들을 암호화시키지 않고 평문으로 전송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 네티즌이 올린 사진을 보면 주민번호나 휴대폰 번호 등이 암호화되지 않은 채 그대로 전송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날, 다른 네티즌은 "농협카드 정보 유출 확인하지 말라"며 주의를 전했다.

이 네티즌은 국민카드와 농협카드의 정보 유출 확인 페이지를 비교하며 "국민카드는 PC와 보안통신을 하고 있지만 농협카드는 아무것도 없다. 보안이 안 되는 상태로 다시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진 속 국민카드 주소창에는 자물쇠 모양이 보이고 서버의 보안을 'Versign'이 인증한 것이 나타나지만 농협카드의 주소창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 모두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상황에서 유출 조회 서비스마저 '허점'을 보여 불안감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 홈페이지도 콜센터도 '먹통'

에러 메시지가 뜬 롯데카드 홈페이지. (롯데카드 홈페이지 캡처)

 

각 카드사의 홈페이지에서 유출 정보를 확인하거나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받기도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객들이 너도나도 몰려들어 유출 정보를 확인하고 콜센터에 전화를 하기 때문.

지난 20일 카드 3사의 유출 확인 페이지는 계속해서 접속이 지연되거나 오류창이 떴고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계속해서 접속이 실패해 고객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콜센터의 경우 상황은 더욱 답답할 수밖에 없다. 카드 3사는 콜센터의 인력 확충을 약속한 상태지만 봇물처럼 쏟아지는 전화량에 전화를 걸어도 통화 중 신호만 뜨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유선전화를 일시적을 막아놨다"는 음성 메시지가 나오기도 한다.

인천에 거주하는 롯데카드 고객 김모(79) 씨는 "나이가 많아 인터넷으로 해지하는 방법도 잘 모르는데 콜센터까지 전화를 안 받으니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고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이날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속한 홈페이지 복구를 약속했지만 현재까지도 해당 페이지의 접속은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직장인인 한 네티즌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카드사의 상황은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콜센터도, 홈페이지도 하루빨리 복구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가뜩이나 정보 유출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데 언제까지 이런 걸로 차질을 빚을 건지 모르겠다"고 일침했다.

◈ 2차 피해 의심 신고에도 카드사는 '모르쇠'

유출 피해 고객에게 온 해외 결제문자. (네이버 카페 캡처)

 

금융당국과 카드 3사는 '2차 유출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정말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 결제가 불가능할까?

결론은 '아니다'. 해외에서는 카드 비밀번호와 CVC번호 없이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것.

실제로 현재 2차 피해로 의심되는 사례의 상당 부분은 모두 해외결제가 차지하고 있다.

20일 카드 3사에 대한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카페에는 미국에서 국민카드로 각각 800달러와 900달러가 결제됐다는 회원 2명의 사례가 올라왔다.

이들은 국민카드 측에 전화를 했지만 "정보유출 때문이 아니다"라는 답변만 들었다.

21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이 "NH농협카드로 해외에서 승인이 거절됐다는 문자가 왔다"고 전했다.

이 회원은 계좌잔액부족으로 돈이 빠져 나가지는 않았지만 해외에서 카드 승인시도가 있었다는 것에 의문을 보였다.

그는 "농협 측에선 돈이 안 빠져 나갔으니까 보상 안 해준다고 했다"면서 "매우 짜증나고 찜찜하다"고 걱정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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