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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안철수, 왜 서울시장 출마설 제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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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박원순" 이 정도 이간질로 신뢰 안 무너진다"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몸담은 새정치추진위원회가 창당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세 불리기 작업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연일 안철수 의원과 관련해 '서울시장 후보 양보설' 또는 '서울시장 출마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농담으로도 그런 얘기를 한 일이 없다"며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안철수 의원 왜 서울시장 출마설이 계속 제기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2일 오전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열리는 새정치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신당 창당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죠?

= 그렇다. 중앙일보가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한다는 보도를 하자 대부분의 언론들이 이 기사를 받았다. 그러자 오전에 안철수 의원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명하게 출마하지 않겠다는 쐐기를 박았다.

안 의원은 22일 새정치추진위원회 전체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윤여준 새정추 의장이 안 의원에게 여의치 않으면 서울시장에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런 말씀을 나눈 적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상식적으로 새 정치를 하겠다고 정당을 만드는 입장에서 만에 하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된다면 정당(정당 활동) 일을 전혀 못하니까 그러면 새 정치를 이루겠다는 목표 자체를 못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안 의원은 '권유한 말이 구체적이던데 농담으로라도 한적 없나?'는 질문에 "글쎄 말이에요.... 농담으로도 한 적 없다"고 답변했다.

▶ 그렇다면 애초에 왜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온 거냐?

= '서울시장 출마설' 기사를 봤나? 중앙일보의 기사를 눈여겨봐야 하는데 기사제목이
<안철수 의원="" 서울시장="" 출마="" 내부에서="" 검토=""> 이렇게 돼 있다.

(중앙일보 캡쳐)

 

안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한다는 것이 아니고 '내부에서' 검토한다는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등으로 직접 출전하는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안 의원 측 신당 창당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최근 안 의원에게 <지금 서울시장=""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으면="" 안="" 의원이=""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한 핵심 인사가 21일 전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이 검토한 게 아니고 윤여준 의장이 "여의치 않으면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고 건의 했다는 내용이고 이게 '내부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 조차도 부인했다. 윤여준 의장도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출마 건의한 적 없다. 그리고 건의를 하려면 최소한 검토는 해야 하는데 검토를 하지도 않았고, 아직 시간 여유가 있는 것이고, 모든 광역에 출마한다는 원칙만 세운 단계"라고 말했다. 윤 의장은 '출마 건의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금태섭 대변인에게 사실이 아니라면 왜 정정을 요구하지 않느냐? 라고 물으니 "두 분(안철수, 윤여준) 사이에서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 정확하지 않아서"라고 답변을 했다. 윤여준 의장이 건의했다는 얘기가 여의치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는 그런 각오라도 하라는 취지의 얘기는 했을 수 있다는 걸로 들린다.

▶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나?

= 전혀 없다고 본다. 안 의원이 분명하게 선을 긋기도 했지만 안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험난한 길을 가야 한다.

안 의원은 노회찬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른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됐다.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다시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2017년에 있을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 확실시 되는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다시 중도 사퇴 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이 내세우는 게 '새 정치'인데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의원직에서 사퇴하고 다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해서 보궐선거를 계속 실시하도록 한다는 게 '새정치' 와는 거리가 먼 것이다.

안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면 17대 대선 출마를 포기해야 하고 또 지금 추진하고 있는 신당도 안철수 의원이 빠진 상태에서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안 의원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고 단언을 한 것이다.

새정추 공동위원장인 이계안 전 의원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안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면서 "2017년 대선출마를 포기한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차기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차기 경기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당선이 되더라도 중도에 사퇴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 안철수 의원이 '두 번 양보, 이번엔 양보 받을 차례'라고 했다는 데?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안 의원의 입에서 '양보'라는 단어가 나온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안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양보를 요구하거나 구체적으로 양보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한 건 아니다.

특히 안철수 의원이 스스로 '양보' 얘기를 꺼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새정추 금태섭 대변인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선일보의 안철수 의원 인터뷰 자리에 같이 있었고, 인터뷰 과정을 녹음했다며 녹음을 다시 들으며 정리한 내용을 설명했다.
금 대변인은 "조선일보 기자가 <그, 대선="" 양보하셨구요.="" 서울시장="" 양보하셨잖아요.="" 이번에는="" 새정추="" 후보가"까지="" 말을="" 했는데,="" 안="" 의원이="" 중간에="" 끼어들면서="" "이번에는="" 제가="" 양보="" 받을="" 차례인가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웃음이="" 터졌고,="" 기자도="" 웃으면서="" "예,="" 양보="" 받을="" 차례인가요?="" 받을="" 차례죠"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이="" 웃으며="" "다="" 국민들이="" 판단하실="" 겁니다.="" 정치="" 도의적으로"라고="" 말했다.="">는 것이 대화의 전말이라는 것이다.

금 대변인은 "녹음을 다시 들어보면, 어디에도 다른 분에게 '양보를 요구'한 내용이 없다"며 "더욱이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라는 내용은 전혀 아니다. 애초에 질문이 '대선 양보하셨구요, 서울시장 양보하셨잖아요'로 시작되는데 박원순 시장은 대선 후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캡쳐)

 

신문보도의 행간을 설명하는 것 같긴 하지만 조선일보의 21자 보도 <서울시장·大選 두번="" 양보…이번엔(6·4="" 지방선거)="" 양보="" 받을="" 차례="">라는 제목의 기사도 행간을 잘 읽어야 한다.

기사의 제목만 보면 안철수 의원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양보했고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했으니 이번에는 양보 받을 차례라고 말한 것처럼 느껴지게 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얘기다.

금 대변인은 특히 "안 의원이 박원순 시장에 대해 채권이 있다고 생각도 안 하는데 양보하라고 얘기 하겠냐?"며 양보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새정추 이계안 공동위원장도 녹취록을 들었다면서 "양보 얘기는 우스갯소리로 질문의 본질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라면서 "양보를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서울시장 출마 검토설'이나 '서울시장 양보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냐?

= 그렇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보도의 행간을 잘 읽어야 한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가 명백하게 '오보'를 했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금태섭 대변인도 "두 신문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오보여서 정정을 요구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제목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양보를 요구한 것처럼 뽑았지만 본문을 보면 '양보를 요구'했다고 하지는 않았다.

중앙일보도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한다는 것이 아니고 내부에서 검토한다는 것이고 여의치 않을 경우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는 걸 건의했다는 것이다.

신문에 활자로 굵은 제목을 뽑으면 많은 사람들이 내용을 읽고 행간을 살피기보다는 제목만으로 사실로 판단해 버린다. 이른바 신문의 '제목장사'라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이 21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는데 다음날인 22일, 조중동은 일제히 안 의원에게 6.4지방 선거 때 민주당과 선거연대 없이 독주할 것을 주문하면서 안 의원이 '양보'를 요구한 것처럼 보도를 했고, 중앙일보는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검토라는 보도를 한 것이다.

▶ 그렇다면 왜 이렇게 '제목장사'를 하는 것이냐?

= 조선일보나 중앙일보의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걸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이후의 보도를 보면 속셈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해명대로 1보에서는 안 의원이 양보를 요구했다는 설명이나 그런 게 없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교묘하게 기사를 내보낸 뒤
다음날 이를 사실인 것처럼 전제로 해서 사설로 안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조선일보는 22일자 신문 ['안철수 신당' 무대 첫 공연이 安·朴 '양보' 기싸움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지금 많은="" 사람의="" 눈길은="" 안=""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벌이고="" 있는="" '양보'="" 기="" 싸움에="" 더="" 쏠려="" 있다.="" 안="" 의원은="" 지난="" 19일="" "이번엔="" 우리가="" 양보="" 받을="" 차례="" 아닌가"라고="" 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선="" 때="" 박="" 시장에게="" 출마를="" 양보했으니="" 이번엔="" 박="" 시장이="" 양보해서="" 안철수="" 신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자="" 박="" 시장은="" 다음="" 날="" "시민에게="" 도움이="" 된다면="" 백="" 번이라도…"라고="" 맞받았다.=""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박="" 시장이="" 속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그런="" 간접적인="" 표현도="" 하지="" 말라면서="" 박="" 시장을="" 나무라고="" 있다.="" 안="" 의원이="" 뿌리="" 뽑겠다고="" 한="" '한국="" 정치="" 수십="" 년의="" 병폐'가="" 그대로="" 재연되는="" 모습이다.="">라면서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와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인터뷰를 하는 조선일보 기자가 먼저 '양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꺼내서 답변을 유도한 뒤 안철수 의원이 '양보'를 거론한 것으로 몰아가면서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비판의 도마에 올리는 절묘한 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사설은 이어서 "정당이 정강과 정책을 세우고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후보자를 공천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며 "한때 아름다운 듯했던 안·박 두 사람의 갈등을 보면서 정치의 기본을 벗어나는 행동은 어떤 대중적 '감동'으로 포장하더라도 정도(正道)가 아닌 사도(邪道)라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 확인한다"고 비꼬고 있다.

전후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이 사설만 읽어보면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시장은 정치 협잡이나 일삼는 아주 나쁜 구태 정치인으로 비쳐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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