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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의 슈퍼볼' 시애틀의 방패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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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스 롬바르디의 주인공은 시애틀 시호크스였다.

시애틀은 3일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 메트라이프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덴버 브롱코스를 43-8로 완파하고 정상에 우뚝 섰다. 1976년 창단 이후 첫 슈퍼볼 우승이다.

덴버는 4차례 MVP를 수상한 쿼터백 페이튼 매닝을 중심으로 한 공격의 팀이다. 페이튼은 올 시즌 5,477야드의 패스를 던져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터치다운 패스 기록(55개)도 새로 썼다. 덴버는 페이튼을 앞세워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평균 457.3야드를 전진했다. 2위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417.2야드보다 월등히 앞선 기록이다.

반면 시애틀은 경기당 평균 339.0야드 전진(17위)에 그쳤다. 대신 시애틀은 상대 전진을 평균 273.6야드로 막아내는 수비로 슈퍼볼까지 올라왔다.

한 마디로 창과 방패의 대결. 결과적으로 시애틀의 방패가 더 탄탄했고, 덴버의 창 끝은 무뎠다.

시애틀의 킥오프로 시작된 경기에서 12초 만에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선취점의 주인공은 공격권을 가진 덴버가 아니었다. 덴버 센터백 매니 라미레스가 넘겨준 공을 쿼터백 매닝이 놓치면서 시애틀이 선취점을 냈다. 러닝백 로손 모레노가 쫓아갔지만 공은 이미 엔드존을 넘어갔고, 시애틀이 세이프티로 2점을 먼저 뽑았다. 슈퍼볼 역사상 최단 시간 득점 기록이었다.

시애틀은 스티븐 하우쉬카의 연속 필드골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1쿼터 스코어는 8-0, 시애틀의 리드.

천하의 매닝도 흔들렸다. 2쿼터 토니 카터를 향한 패스가 시애틀 와이드 리시버 골든 테이트 품에 안겼고, 마숀 린치의 러시에 이은 1야드 터치 다운으로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또 2쿼터 3분21초를 남기고 던진 69야드짜리 터치타운 패스가 말콤 스미스의 손에 걸렸다. 스미스는 그대로 엔드존까지 뛰어 터치다운을 만들었다. 점수는 순식간에 22-0이 됐다.

시애틀의 공세는 계속 됐다. 3쿼터 덴버의 킥볼을 잡은 퍼시 하빈이 87야드 러시 터치다운을 성공시켰고, 쿼터백 러셀 윌슨이 23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배달했다. 이어진 보너스킥까지 성공하며 36-0까지 달아났다.

덴버는 3쿼터 막판 페이튼의 패스를 디마리우스 토마스가 받아 터치다운을 기록한 뒤 웰스 워커가 2점짜리 터치다운을 성공한 것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2001년 뉴욕 자이언츠 이후 13년 만에 나온 슈퍼볼 한 자리 득점이었다.

시애틀은 4쿼터 윌슨의 10야드짜리 패스를 덕 볼드윈이 터치다운으로 마무리한 뒤 보너스킥까지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MVP는 시애틀의 라인배커 스미스가 차지했다. 스미스는 15-0으로 앞선 2쿼터 막판 매닝의 69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가로채 터치다운을 만들어냈다. 1971년 척 하울리, 2001년 레이 루이스에 이은 3번째 라인배커 MVP. 2003년 프리세이프티로 뛴 덱스터 잭슨 이후 첫 수비수 MVP가 됐다.

한편 덴버 쿼터백 매닝은 이번에도 슈퍼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매닝은 통산 4차례나 MVP를 수상했지만 슈퍼볼 우승은 한 차례(2007년)에 그쳤다. 매닝은 "결과가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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