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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서 피는 꽃' 한국 썰매의 꿈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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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목표

한국 썰매는 강원도 평창에 스타트 훈련장이 생긴 뒤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스타트 연습을 하고 있는 스켈레톤대표팀의 모습. 황진환기자

 

서킷을 달리는 포뮬러원(F1) 머신은 각 자동차 업체들의 최신 기술이 모여 만들어진 자동차 제작 기술의 집합체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가벼운 무게 속에서 최대의 속도를 내야 하는 만큼 각 자동차 업체들의 연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서 파생된 것이 봅슬레이 썰매다. 봅슬레이 역시 얼음 위를 달리는 차량이라는 생각에서 독일 BMW 등 자동차 업체들이 연구, 제작에 나서고 있다. 최신 기술의 집약체인 이 썰매들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2인승은 1억2000만원, 4인승은 1억8000만원으로 웬만한 자동차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이들이 만드는 봅슬레이는 흔히 'A급'이라고 불린다. A급 썰매는 대중적이지 않다.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독일 등 일부 국가는 A급 썰매를 탄다. 후발주자인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현재 'B급'썰매를 타고 있다. 후발주자들은 A급 썰매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이용 봅슬레이 국가대표 감독의 설명이다.

한국 썰매가 부딪히는 현실의 벽은 이뿐만이 아니다. 얼음 위를 지치는 종목은 얼음과 바로 맞닿는 썰매 날의 관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항이다. 오죽하면 쇼트트랙 대표팀에는 선수들의 스케이트 날 관리를 전담하는 코치도 따로 있을 정도다.

독일의 경우 보유한 봅슬레이 날만도 100개에 달한다. 경기장의 미세한 기후 변화에 맞춰 경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날을 교체하는 것. 하지만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B급 썰매에 달 수 있는 날은 오직 하나뿐이다. 대회 전 지도자 미팅에서 날씨와 얼음 온도를 점검하는데 많은 지도자가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한국은 그럴 수 없다. 그저 날씨에 관계없이 평소 하던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실이다.

경력으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 수준의 한국 봅슬레이는 부족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수준으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황진환 기자

 

그나마 강원도 평창에 스타트 훈련장에 생긴 것은 위안이다. 스타트가 곧 성적으로 이어지는 종목의 특성상 스타트 훈련의 강화만으로도 분명한 성과가 뒤따랐다. 덕분에 한국 썰매의 기량이 세계 중위권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특히 스켈레톤의 경우 실제 얼음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은 아니지만 육상훈련을 통해 세계적인 기량을 내고 있는 영국이 한국의 롤 모델이다. 썰매도 영국에서 제작된 제품을 사용하는 등 모든 시스템을 영국식으로 맞췄다.

그야말로 맨땅에서 시작한 한국 썰매는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0위권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적 수준과의 격차를 조금 더 좁힌 뒤 4년 뒤 강원도 평창에서 당당히 시상대에 오른다는 것이 구체적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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