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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언론 "안현수, 러시아에 역사적 메달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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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소치=임종률 기자)

 

"안현수가 러시아에게 역사적인 메달을 선물했다."

안현수(29, 러시아명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 5,000m 계주 금메달, 그리고 500m 동메달을 따며 쇼트트랙 역사상 올림픽 전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유일한 선수다. 별명은 '쇼트트랙 황제'. 부상 등으로 고전하기 전까지 그야말로 적수가 없었다.

하지만 안현수는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불화,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체 등의 이유로 2011년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오로지 스케이트를 탈 생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이어 남자 쇼트트랙 첫 경기인 1,500m 동메달(2분15초062). 8년 만에 다시 목에 건 올림픽 메달이자, 러시아의 올림픽 사상 첫 쇼트트랙 메달이었다.

러시아 언론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안현수가 러시아에게 역사적인 메달을 선사했다"고 전했고, BBC 러시아판은 "그는 더 이상 안현수가 아니다. 러시아에 메달을 안긴 빅토르 안이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그의 동메달에 환호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모스크바 타임즈를 비롯한 많은 러시아 언론들이 안현수의 동메달 소식을 크게 전했다.

동메달 소식과 함께 안현수의 귀화 내막 등도 자세히 나열했다. 모스크바 타임즈는 안현수가 아버지의 권유로 빅토르라는 이름을 택했다는 내용까지 설명하는 등 안현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단순히 러시아 쇼트트랙의 첫 메달을 따서가 아니다. 무엇보다 안현수의 가세로 러시아 쇼트트랙이 한층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바스티얀 크로스 감독도 "빅토르 안은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스케이팅은 완벽했다. 나쁘지 않았다. 다만 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었으면 더 쉬웠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러시아 쇼트트랙 첫 메달을 따면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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