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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銅 박승희 "500m 가능성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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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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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박승희.(소치=대한체육회)

 

박승희(22, 화성시청)가 아쉽게 한국 쇼트트랙 역사를 새로 쓸 기회를 놓쳤다. 상대 선수에 밀려 넘어지면서 금메달 기회가 날아갔다.

박승희는 13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500m 경기에서 첫 바퀴 코너에서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 밀리면서 넘어졌다. 박승희는 4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크리스티가 실격 처리되면서 3위를 인정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500m 첫 금메달 기회였다. 여자 쇼트트랙은 500m에서 1998년 나가노 대회 전이경이 따낸 동메달이 전부였다.

사실 박승희는 지난 10일 500m 예선을 마친 뒤 "장거리는 워낙 상위권이라 걱정이 없었지만 단거리도 오늘 가능성을 봤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회 전부터 500m 우승후보로 꼽혔다. 이 종목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강자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불참하면서 소치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인포와 AP통신은 박승희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여기에 월드컵 랭킹 2위 판 케신(중국)이 준결승에서 넘어져 탈락하면서 새 역사 창조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이날 컨디션도 좋았다. 준준결승 1조에서 1위로 가볍게 예선을 통과한 박승희는 준결승에서도 1위로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불의의 악재에 울었다. 앞쪽에서 코너를 도는 가운데 인코스를 파고들려던 크리스티에 걸려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 레이스를 하려 했지만 마음이 급해 또 넘어지고 말았다.

박승희는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18살의 나이로 1000m와 1500m 동메달을 따냈다. 특히 여자 계주에서 8위에 머물며 여자 대표팀의 노 골드가 결정된 뒤 펑펑 눈물을 쏟았다. 4년이 지나 소치에서 밴쿠버 눈물의 기억을 깨끗하게 씻어내려 했지만 첫 경기에서 꿈이 물거품이 됐다.

그러나 박승희는 의연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눈물을 쏟아내면서 "금메달을 따낼 기회를 놓친 것은 너무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메달도 못 딸 줄 알았는데 동메달도 값지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선수의 잘못도 아니고 하늘이 동메달까지 주신 것 같다"면서 "이미 지난 일이고 남은 경기가 있다"고 다짐했다.

1500m가 주종목인 심석희(세화여고)와 김아랑(전주제일고)은 예선에서 탈락했다. 심석희는 500m의 기억을 털고 1000m와 여자 계주까지 3관왕에 도전한다.

남자 1000m에서는 신다운(서울시청)과 이한빈(성남시청)이 무난하게 준준결승에 올랐다. 안현수(러시아 이름 빅토르 안)도 예선을 통과한 가운데 남자 1000m는 15일 준준결승과 준결승, 결승까지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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