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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쇼트트랙, 오노 사건 이후 12년 만의 노메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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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신다운. (소치=대한체육회)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쇼트트랙은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밭이었다. 19개의 금메달로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양궁과 함께 가장 많은 금메달을 선물한 종목이다.

1992년 1,000m 김기훈 금메달, 이준호 동메달을 시작으로 남자 대표팀은 꼬박꼬박 금메달을 땄다.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에서는 채지훈이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 김기훈이 1,000m 금메달,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는 김동성이 1,000m 금메달, 5,000m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를 안톤 오노 사건 등으로 메달 없이 마쳤지만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안현수가 3관왕,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이정수가 2관왕에 오르며 다시 메달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대표팀이 메달 없이 올림픽을 마칠 위기에 놓였다.

남자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1,000m에 신다운(21, 서울시청)과 이한빈(26, 성남시청)이 출전했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미 1,500m와 5,000m 계주에서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한 남자 대표팀은 500m마저 메달 없이 끝낸다면 2002년 이후 처음 노메달 수모를 겪게 된다.

18일 시작되는 500m가 남아있지만, 한국 쇼트트랙에서 가장 약한 종목이 바로 단거리인 500m다.

그렇다면 '쇼트트랙=한국'이라는 공식이 어떻게 깨졌을까.

한국은 그동안 특유의 스케이팅 기술과 레이스 중반 이후 치고나가는 전술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 전략은 이미 노출된 지 오래다. 이번 대회 역시 처음부터 치고 나가는 선수가 없었다. 결국 중반 이후 경쟁자들을 추월하는 데 실패하며 메달을 놓쳤다.

반면 경쟁자들은 공격적이었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앞 자리를 사수했다. 초반부터 앞으로 나가니 충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한국은 매 종목 충돌로 무너진 것과 큰 차이가 있다. 1,500m에서는 신다운이 준결승, 박세영이 B파이널에서 실격 처리됐고, 1,000m에서도 이한빈이 준결승, 신다운이 결승에서 실격됐다. 역전을 위해 인코스를 파고 들다 충돌한 것. 중반 이후 역전을 노리는 전술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은 셈이다.

한국 쇼트트랙의 전술 한계가 드러난 올림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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