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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대학생활 꿈꾸던 청년들 앗아간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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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새벽 붕괴 사고가 난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이 매몰자 구조를 위한 밤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송은석 기자)

 

17일 밤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고는 찬란한 대학생활을 꿈꾸던 앳된 청년들의 목숨을 앗아간 끔찍한 사고였다.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목숨을 잃은 부산외국어대 김모(2학년·여) 학생의 아버지는 딸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의 아버지는 18일 오전 1시께 부인과 사고대책본부를 찾았다. 김 씨의 어머니는 몇 걸음 옮기다 허물어지듯 주저앉아 오열했고 사고대책본부엔 딸을 잃은 아버지의 비통한 고함만 가득찼다.

김 씨의 아버지는 뉴스를 통해 사고소식을 처음 접했다며 대학 관계자들을 붙잡고 "딸이 죽었다고 하는데, 왜 대학에서는 연락 한통 없었냐"며 늑장 대응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저녁에 뉴스를 보다가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딸은 잘 있겠지 하는 생각에 누웠다가 혹시나 싶어 일어나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았다"면서 "대학에 전화를 해도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았고 울산과 경주의 병원에 전화를 해봤지만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딸의 친구에게 전화해 딸이 빠져 나오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래도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놓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끊는 부정으로 딸을 찾던 그에게 전해진 것은 딸이 사망했다는 비보였다.

(사진=송은석 기자)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로 숨진 시신이 옮겨진 울산 21세기병원 또한 애통한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이 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유가족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말을 잇지 못한채 통곡했다.

숨진 고모 양의 어머니는 장례식장 바로 옆 안치실 문 앞에서 "엄마가 미안해. 너 혼자 있게 해 미안해"라며 흐느꼈다.

애끊는 어머니의 통곡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유가족들도 말을 잇지 못하고 장례식장은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한 유족은 유족들이 앉을 곳이 없어 장례식장 복도에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둘 게 아니라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 게 아니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고 일부 가족은 자녀가 어느 병원으로 이송 됐는지를 몰라 애타는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사고로 다친 학생들이 옮겨져 치료 중인 울산 북구 시티병원에도 부상자와 가족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행히 이 병원 응급실에는 생명이 위중한 학생은 없고 대부분 머리나 팔, 다리 등이 부러지거나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부모들은 응급실에서 다친 자녀들을 만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 부모는 응급실에서 휠체어에 탄 딸을 보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면서도 "살아 있어 정말 고맙다"고 꼭 껴안기도 했다.

이어 "다시는 너를 여행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어린 말을 한 뒤 "다른 학생들도 모두 괜찮아야할 텐데"라며 걱정했다.

비교적 경미한 부상을 입은 일부 학생들은 몸을 추스른 뒤 친구들의 안부를 확인하거나 짐을 챙기기 위해 학교 관계자들의 인솔을 받아 다시 사고가 났던 마우나오션 리조트로 돌아가기도 했다.

남은 학생들도 가족과 함께 TV에서 실시간 사고 소식을 확인하며 다른 학생들의 안전을 기원했다.

사고로 다리를 다친 윤모 양은 TV에서 점점 사망자 수가 늘어나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사진=송은석 기자)

 

한편 지난 17일 밤 부산외대 신입생들이 신입생 환영회가 한창이던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에서 순식간에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대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는 수일 동안 내려 쌓인 눈 무게를 못이겨 지붕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난 체육관은 대부분 구조물이 샌드위치 패널로 임시 건물과 비슷하게 지어졌는데 최근 1주일 동안 경주지역에 평균 50cm의 눈이 내려 구조상 눈의 하중에 취약한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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