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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결단 '박주영 믿음에 원칙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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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노컷뉴스)

 

작년 7월 홍명보호가 출범한 이래 단 한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단 한번도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던 선수가 있다. 바로 박주영(29·왓포드)이다.

논란 끝에 박주영이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3월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에 출전할 국가대표 소집 명단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고 19일 밝혔다.

두 가지 시선이 공존한다. 첫째, 박주영의 재능에 대한 믿음이다.

박주영은 최근 몇년동안 한국 축구의 간판 골잡이로 활약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기여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메달(동메달) 획득을 이끈 주역이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사령탑을 맡았던 런던올림픽에서 박주영의 능력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터뜨린 선제 결승골은 왜 축구 팬들이 박주영에 열광하는지를 보여준 명장면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박주영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소속팀 아스널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던 박주영을 차치해두고 공격수 자원을 찾았다. 김신욱(울산 현대)이 대체 자원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 분명 능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박주영처럼 이름만 들어도 신뢰를 주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이 약 3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박주영에게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을 부르면서 지난 8개월동안 외치고 다녔던 원칙을 스스로 깼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의 발탁에 대해 "그동안과는 다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2009년 9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한국과 호주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터뜨린 박주영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그는 아무리 명성이 높은 해외파라 할지라도 출전 기회가 부족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있다고 판단되면 대표팀에 부르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이는 해외파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자만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됐다.

박주영은 예외가 됐다.

박주영은 올 시즌 아스널에서 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마저도 컵 대회였고 10분 남짓 그라운드를 누볐다. 겨울 이적시장 마감 시한을 앞두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로 자리를 옮겼으나 여전히 출전 기회가 많지 않다.

홍명보 감독이 수개월동안 강조했던 해외파 선발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선수가 바로 박주영이다.

홍명보 감독이 원칙과 무관하게 어떤 방식으로든 박주영을 선발할 것이라는 예상은 오래 전부터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이 원칙주의자로 비처지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주영을 선발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가진 재능을 외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그리스전이 박주영의 상태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을 했다.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았다.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팀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었다. 대표팀에 대한 의지는 어떤 선수보다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준다. 과정은 과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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