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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학생, 노출도 농담도 즐겨"…'성추행' 교수측 막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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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무차별 신상 공개도…전문가 "피해자 두 번 죽이는 행위"

서울대 성악과 박모(49) 교수가 해외에 있는 제자 A(22) 양에게 보낸 음란메시지 일부.

 

여제자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서울대 성악과 박모(49) 교수 측이 피해자 인적사항을 언론에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는가 하면, '같이 즐겼다'는 식의 해명을 내놔 논란이 일 전망이다.

박 교수측 이성희 변호사는 19일 '한수진의 SBS 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학생은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잠시 레슨을 받았고 박 교수와 서로 연락을 자주 하고 농담도 하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 여성이 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서로 친하게 농담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오히려 여학생 측에서 이런 내용의 농담도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특히 박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 학생이 일반 학생들은 할 수 없는 노출을 하고 외국 문화에 익숙한 말들을 많이 썼다"며 "같은 여자가 듣기에도 민망한 얘기들을 조금씩 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이 여성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한 번이라도 표현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며 "문자를 보면 오히려 웃으면서 서로 카톡을 했는데 태도가 돌변한 것은 배후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들은 피해 여학생이 당시 문자상으로는 정색하고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은 만큼, 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풀이된다.

도제식 구조가 철저한 성악계 풍토상 면전에서 불쾌감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는 해당 여학생이나 가족들의 입장과는 상반된다.

이 변호사는 앞서 지난 17일 오후 몇몇 언론을 상대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액면 그대로 봤을 때 성관계나 성폭행을 했다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 있는 A양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 성희롱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여학생의 이름과 나이, 거주지와 학교까지 언론에 고스란히 공개하며 '유학생'임을 강조했다.

"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서로 친하게 농담을 할 수 있었던 것"이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박 교수가 집에 바래다준다고 하면서 차에서 기습적으로 입맞춤을 했다"는 다른 졸업생들의 증언에 대해서는 '프라이버시'라며 사뭇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이런 중요한 문제는 보도가 아니라 직접 고소를 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법조계 한 관계자는 "언론을 상대로 공식적으로 피해자의 신상을 밝혔다면 이는 변호사 윤리에도 어긋날뿐더러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전문가들은 박 교수측의 이같은 일련의 행위들이 피해자에겐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성민우회 관계자는 "가해자 측은 '피해자의 행동이나 사고가 남다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빠져나갈 근거들을 대지만, 이는 오히려 피해자를 두 번 죽일뿐더러 자신들의 잘못을 결국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조사할 것이 아니다"라는 이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유학생이든 아니든 서울대 소속 교수에게 레슨을 받은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성추행이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 문제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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