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상봉단의 이영실 할머니(87, 오른쪽)가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북측의 여동생 리정실(84)을 만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빠", "형님", "동생"
최병관(67) 씨는 아버지가 남긴 이복동생들과 껴안은 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최흥식(86) 씨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최 씨는 이번 상봉 행사를 통해 이복동생 병덕(46), 경희(52, 여) 씨를 만났다.
생면부지인 이들이 만나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될 법도 하지만 한 핏줄인 이들은 금새 얼싸안고 서로를 부르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병덕 씨가 아버지와 새로 만난 어머니, 그리고 7남매가 모두 담긴 가족사진을 꺼내 내보이자 최 씨는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최 씨는 "그래도 이렇게 사셨으니까 외로움이 덜했을 것"이라며 "이런 가정을 꾸리지 못했으면 얼마나 외로웠겠나"라며 눈물을 훔쳤다.
3년 4개월여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금강산 호텔은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의 울음소리를 가득찼다.
금방 서로의 얼굴을 알보는 이들이나 어색한 첫 대면을 하던 이들이나 오래지 않아 모두 서로를 얼싸안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의 얼굴을 보듬었다.
미리 준비해온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그 오랜세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질문을 이어가던 이들의 눈가는 마를 새가 없었고 2시간의 상봉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다.
이날 상봉에는 남측 이산가족 82명과 동반가족 58명, 그리고 북측 이산가족 178이 참여했으며 1차 상봉을 마친 뒤 이날 저녁 환영만찬에서 다시 만나 가족의 정을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