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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편히 잠드시게" 경주 참사 최정운씨 장례식 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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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리조트 참사로 현장에서 숨진 고 최정운씨의 장례식이 21일 오전 부산 광안리의 한 병원에서 치뤄졌다. (부산 CBS)

 

"저 흑백 영정 사진 좀 보세요. 정운이 사진이 저거밖에 없어요. 평생 연극을 사랑해서 연극만 지독하게 촬영해오던 친구인데…마음이 미어질 뿐입니다"

경주 리조트 참사때 행사장에서 촬영 아르바이트를 했다 참변을 당한 연극인 최정운(43)씨.

그의 장례식이 21일 오전 부산 광안리 좋은강안병원에서 열렸다.

말없이 웃고만 있는 최씨의 영정 사진 앞에 베트남인 아내는 털썩 주저앉아 눈물만 흘렸다.

고인의 넋을 기리는 친구들의 마지막 인사가 이어지자 아내는 그동안 꾹 눌러 담아놓았던 깊은 슬픔을 외마디 탄식과 함께 털었다.

장례식장을 찾은 친구 김영일(43)씨는 아직도 그가 떠났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김씨는 "학교 다닐 때 연극영화과학생장으로서 또, 무대에서는 주연으로서 누비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평생 연극만 고집한 채 살아왔고, 이제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이어서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을 맡기 시작했는데…믿을 수 없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친구 서용덕(43)씨는 "다들 현실적인 어려움 탓에 연극을 떠났는데 정운이는 고집스레 연극판에 몸담아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 한 장 제대로 없다. 부디 이생에 못 이룬 꿈을 저 세상에서 이루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동문장으로 치러진 최씨의 장례식장에는 유가족과 지인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이후 최씨의 시신은 모교인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건물을 돌며 이생에서의 작별을 고했다.

이 자리에는 연극영화과 후배 60여 명이 국화꽃 등을 들고 최씨의 마지막을 지켰다.

한번도 만나본 적 없는 선배.

하지만, 그의 인생과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학생들은 마음을 모아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최씨의 시신은 영락공원에서 화장된 뒤 부산 연제구에 있는 한 사찰에 봉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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