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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이별 앞둔 이산가족 "우리 오빠 이대로 못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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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4개월 만에 열린 이산가족 상봉, 25일 작별상봉 끝으로 모두 마무리

 

"나 어쩌면 좋아. 우리 오빠 이대로 못 보낸다. 오빠가 백수(白壽)해서 통일되면 만나고 싶은데 오빠가 돌아가실 것 같아..."

2차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24일 오후 열린 단체상봉. 북측 최고령자인 박종성(88) 할아버지를 다시 만난 여동생 동분 씨는 오빠의 건강이 걱정돼 다시 한 번 오열했다.

상봉이 시작된 이래 벌써 5번째 만남이지만 "점심때 만났는데 숨을 거칠게 쉬면서 힘들어 하더라"며 오빠의 건강 걱정에 동분 씨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칠 새가 없었다.

북측 이산가족들이 신청에 의해 남측 가족들을 만나는 2차 상봉 이틀째 일정이 이날 오후 열린 단체상봉을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다음날 1시간여의 짧은 작별상봉 만을 남겨놓고 곧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이산가족들은 속절없이 빨리 지나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다.

오빠 김갑철(83) 할아버지를 만나러 온 김갑례(81) 할머니는 "이제 내일이면 못본다"면서 "얼마 못 사실 것 같은데 소식이라도 알 수 있겠나"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북측 가족 김영택(81) 할아버지의 제수씨 장원자 씨는 "저한테는 시숙님인데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며 금세 눈시울이 불거졌다.

조카 홍묵 씨도 "이런 만남이 정례화되야지 안그러면 후유증 때문에 너무 힘들것 같다"며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이별 이후를 우려했다.

20살 터울의 큰형님 림채환(83) 할아버지를 만난 임채용(63) 씨는 "나중에라도 만나면 알아봐야지. 조카인데 이름은 알아야지"라며 북측 가족들의 이름과 생일, 직업 등을 꼼꼼히 기록했다.

단체 상봉에 앞서 이산가족들은 우리 측 주최로 금강산호텔에서 공동 중식시간과 선물을 교환하는 개별상봉 시간을 가졌다.

북측 상봉자 남궁렬(87) 씨의 딸 봉자 씨는 아버지에게 조각 케익을 한 입에 들어갈 크기로 잘랐고 아버지는 딸이 잘라준 케익을 포크로 들고 있었다.

딸은 "아버지가 북한서 평생 다 입고 신을 만큼 운동화와 영양제,와이셔츠, 속옷, 양말 등을 챙겨드렸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고향인 충청도 쌀이 맛있다고 한말을 전해듣고 고향쌀 10㎏을 사오질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임주섭(81) 할아버지를 만난 남측 여동생 임수선 씨는 오빠가 식탁 자리에 앉자 오빠 무릅위에 냅킨을 깔아주고 물수건으로 오빠의 손을 닦아 주는 남매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들 가족들은 북한산 들쭉술을 잔을 채우고 남한 방식으로 "위하여"를 외쳤다.

북측 상봉자 전영의(84)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개별상봉에서 동생 김경숙(81) 씨 등 가족들이 준비한 선물을 꺼낼때 마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빠는 끝내 "너희가 아무리 잘 산다해도 이게 뭐냐"고 야단을 쳤고 두 동생은 섭섭한 마음에 "우리가 가진거 다드려도 부족한데..." 하면서 오열했다.

그러다 두 동생은 오빠가 점심 식탁 의자에 앉자 오전 상봉때 생각에 다시 손을 부여잡고 오빠 품에 파묻인채 통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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