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언킹'이 2013년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작품으로 기록됐다고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라이언킹은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최초로 10억달러(1조620억원가량)를 벌어들인 작품으로 기록돼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새 역사를 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매출 10억달러를 넘어선 작품은 라이언킹이 최초다.
이전까지 최대 흥행작은 1988년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이다.
라이언킹이 공연되는 브로드웨이 민스코프극장에는 지난해 70만명 이상의 관객이 찾아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관객이 줄어들기 직전인 2008년 전체 관객수보다 무려 5만명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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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의 성공은 차별화한 가격 전략 덕분으로 분석된다.
저명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자인 폴 리빈은 "모든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가격 전략을 구사했지만 라이언킹의 전략이 다른 뮤지컬을 압도했다"고 평했다.
라이언킹의 제작사인 디즈니측은 그간 이 뮤지컬을 본 관객 1천150만명의 유형을 컴퓨터로 분석해 5가지로 차별화한 티켓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성수기인 성탄절, 비성수기인 2월 주중, 성수기와 비성수기 사이의 기간 등으로 공연 기간을 세분화해 서로 다른 가격의 표를 팔았다.
특히 성수기라도 표 한 장의 값이 227달러(24만3천원가량)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설정했다. 이는 다른 뮤지컬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가격정책으로 평가됐다.
물론 대부분 표는 여타 브로드웨이 뮤지컬 표의 평균 가격인 80∼140달러에 판매했다.
그러나 일부 표 값은 시기에 따라 10달러 또는 20달러가 조금 넘는 아주 저렴한 수준에서 정해졌다.
이처럼 차별화한 판매·가격 전략이 라이언킹의 성공 비결이라는게 중론이다.
여기에 디즈니사는 지난 2010년부터 극장내 특정 구역의 표값을 획일적으로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기존 방식을 폐기했다.
대신 성수기와 비성수기, 특정 구역내 좌석의 위치 등의 기준을 적용해 가격을 세분화하고, 관객들이 컴퓨터 화면을 통해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희망좌석의 경우 가격을 올렸는데도 관객의 호응도는 더 높았다.
라이언킹의 공연장이 대규모 뉴암스테르담극장에서 2006년부터는 상대적으로 작은 민스코프극장으로 옮겨졌는데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진 라이언킹의 높은 인지도, 쉬운 줄거리, 가족 친화적인 주제, 스타 배우에 의존하지 않는 대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점 덕분에 영어에 서툰 외국인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요인도 흥행 비결로 꼽혔다.
라이언킹은 오페라의 유령이 가진 세계 최대 뮤지컬 흥행작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라이언킹은 한국과 일본,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1개국에서도 제작돼 50억달러(5조3천100억원)의 입장권 수입을 기록하며 오페라의 유령을 바짝 뒤쫓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후 전세계에서 56억 달러(5조9천500억원)를 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