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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식 민주주의'로 親중국 제동거는 학생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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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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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국 '과속'에 불만…선거 앞두고 갈등 이어질 듯

대만 학생운동단체 소속 대학생과 활동가 등 200여명이 18일 밤 입법원(국회)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비스무역협정을 통해 대만은 너무 많은 것을 중국에 개방하려 하고 있고 이는 우리 세대에게 공정한 것이 아닙니다. 대만이 홍콩과 같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집권 국민당의 일방적인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 움직임에 반대하며 사흘째 대만 입법원(국회) 점거 농성을 벌이는 대학생 스이창은 20일 이번 학생 시위의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대만의 홍콩화와 시장 개방에 따른 젊은 세대의 일자리 축소 등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지난 18일 밤 기습적으로 시작된 입법원 점거 농성은 야당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아닌 대학생이 주축이 된 학생운동 단체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마잉주(馬英九) 정부의 친중국 정책에 대한 대만 청년 세대의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야권이 대안 세력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 "마잉주 급진 친중국 정책 견제…야당도 무능" = 이번 점거농성을 주도한 '흑색도국청년진선'(黑色島國靑年陣線)은 대학생과 대학원생 등이 중심이 돼 2012년 결성한 학생운동 단체다.

이 단체는 집권 국민당 정부의 급진 친중국 정책에 대한 견제, 사회정의 실현 등을 관심사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마잉주 총통이 2008년 취임 이후 중국과 21개 항의 양안 협정을 체결하는 등 양안 교류를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등 전방위로 확대하는 데 대해 위기감을 표시했다. 특히 최근 양안 분단 이후 65년 만에 첫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는 등 협력 범위를 정치 대화 분야로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들의 우려는 커졌다.

이들은 '시민과 학생이 나라를 구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다양한 형태의 '불복종 시위'를 주도해 왔다.

지난해 8월 민간 가옥 강제 토지수용 반대 시위, 군대 가혹행위 사망사건 진상 규명 시위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시위의 이면에는 현 정부의 국정 무능에 대한 복합적인 불만도 깔렸다.

이 단체가 표방해온 비폭력 시위 노선과 각종 첨단 모바일기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여론 조직화 등은 이미 '대만식 민주주의'의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타이베이에서 활동하는 한 프리랜서 기자는 "민진당 등 야당이 힘이 없어서 학생들이 대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는 이런 청년 세력의 행보를 '밥그릇 지키기' 성격으로도 해석했다.

시장 개방을 통해 중국 서비스 산업이 몰려오면 현실적으로 미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고, 중국 유학생의 대만 유입으로 장학금 등을 받는데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여·야, '양보할 수 없는' 기 싸움…선거 앞두고 가열될 듯 = 이런 가운데 대만 여·야 정치권은 이번 입법원 점거 사태를 놓고 또 다른 셈법을 보이고 있다.

제1 야당인 민진당은 학생 점거농성에 대한 총력 지지를 선언했다. 아울러 입법원 본회의가 예정된 21일에는 입법원 주변에서 야당 주도로 대규모 군중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농성장에는 민진당 쑤전창(蘇貞昌) 주석(당 대표)과 차이잉원(蔡英文·여), 셰창팅(謝長廷) 전 주석 등 유력 야권 차기 대선주자 후보들과 민진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쑤전창 주석은 "국민당이 정해진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협정 비준을 추진한 것이 학생들을 자극한 것"이라면서 화살을 국민당 쪽으로 돌렸다.

국민당도 마잉주 총통까지 직접 나서 서비스무역협정의 상반기 입법원 정기회기 내 비준 처리 입장을 재확인했다.

장이화(江宜樺) 행정원장(총리)은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은 해보다 득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대만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도 정부가 반드시 용기 있게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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