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겁했죠' 선동열 KIA 감독이 30일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다 전날 경기 상황을 떠올리며 웃고 있다.(대구=KIA 타이거즈)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KIA전이 열린 30일 대구구장. 경기 전 선동열 KIA 감독은 전날 승리에 대해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KIA는 올 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삼성에 2-1 진땀승을 거뒀다. 1회 삼성 외야진의 실책에 힘입어 2점을 냈고, 상대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적잖게 운도 따른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9회말 나바로의 타구가 결정적이었다. 2사 3루에서 KIA 마무리 어센시오를 상대로 친 나바로의 타구는 빨랫줄처럼 왼쪽으로 뻗어나갔다. 안타면 동점이 돼 끝내기 혹은 연장으로 이어질 상황이었다.
KIA로서는 다행히 나바로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김주찬 정면으로 향했다. 결국 2-1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선 감독은 나바로의 타구에 대해 "속으로 '어이쿠, 안타구나' 생각했다"고 아찔한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만약 동점이 돼 삼성과 불펜 대결을 하면 불리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더 뜨끔했던 이유는 어려운 승부를 주문했기 때문이었다. 선 감독은 "다음 타순이 포수 이흥련이라 바꾸기 어렵다 보고 나바로는 어렵게 가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곧바로 승부가 들어가 당황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어센시오에 대해 선 감독은 "6개월 만의 실전이고 개막전이라 부담됐을 텐데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면서 "앞으로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승리는 거뒀지만 식겁했던 선 감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