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죠' 삼성 외야수 정형식은 29일 KIA와 개막전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부담없이 다음 경기 설욕을 다짐했다.(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KIA전이 열린 30일 대구구장. 경기 전 삼성 새 주전 중견수 정형식(23)의 표정은 전날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29일 공식 개막전에서 정형식은 1회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1사에서 김주찬의 우중간 타구를 잡으려다 우익수 박한이와 부딪혔다. 부상을 염려한 박한이의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이 떨어졌다. 2사가 1사 2루가 됐다.
이어 이범호의 안타와 신종길의 2루타가 터지면서 선발 윤성환은 비자책 2실점했다. 삼성이 1-2로 지면서 아쉬움은 더 컸다. 결승점의 빌미가 됐던 장면이었다.
박한이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정형식이 책임도 적잖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른쪽으로 타구가 휘어나갔기 때문에 박한이가 잡는 게 맞다"고 했다.
의욕이 앞섰다. 정형식은 붙박이 배영섭이 입대하면서 올 시즌 백업에서 주전으로 올라섰다. 개막전이었던 만큼 부담도 컸다.
정형식은 "액땜이라고 생각하라"는 취재진의 말에 "그런가요?"라고 희미하게 웃었다. 그러나 "KIA는 부딪혀도 잘 잡히던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회말 KIA 중견수 이대형은 좌익수 김주찬과 살짝 부딪히면서도 최형우의 타구를 잡아냈다.
▲"8회 보살? 그것도 못 하면 죽어야죠"
그러나 이내 털어냈다. 박한이 등 선배들로부터 위로를 받았다. 정형식은 "형들이 신경쓰지 말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래도 막판 자존심을 찾았다. 정형식은 8회초 2사 2루에서 천금의 송구로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이대형의 안타를 잡아 홈에서 2루 주자 안치홍을 잡아냈다. 정형식은 "마지막에 그 보살로 기분을 좀 살렸다"고 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포수 이흥련의 강력한 블로킹이 부각됐다. 게다가 정형식의 송구가 통통 튀어오면서 힘이 없었다는 일부 팬들의 의견도 있었다. 정형식도 "어려운 바운드였는데 이흥련 형이 잘 잡았고, 블로킹도 정말 좋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정형식은 송구에 대해 "사실 일부러 그렇게 던졌다"고 말했다. "비가 와서 바운드가 되면 공이 빨라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학교 때까지 투수를 봤던 정형식은 "그것도 못 잡으면 안 되죠"라며 웃었다.
정형식은 "부담은 없다"면서 "이제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이날 정형식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전날 3연속 삼진의 침묵을 털었다. 이어 나바로의 홈런 때 홈을 밟아 선제 득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