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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이선구의 하소연 "내가 불쌍하지도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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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감독, IBK기업은행과 챔프전 4차전 앞두고 비장한 결의

'오늘만은 물러설 수 없다' 2일 IBK기업은행과 챔피언결정 4차전을 앞두고 비장한 결의를 드러낸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자료사진=GS칼텍스)

 

'NH농협 2013-201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이 열린 2일 경기도 평택 이충체육관.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의 표정은 대조를 이뤘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의 얼굴에는 자못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1승 뒤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 감독은 먼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데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이 감독은 "상대가 페인트 공격을 할 테니 대비하라는 등 일일이 지시를 내린다"면서 "그러나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따르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장의 하소연도 나왔다. 여자부 감독 중 최연장자인 이 감독(62)은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 플로어에 주저앉는 시늉까지 했다"면서 "나도 젊은 감독들처럼 점잖게 있고 싶지만 그럴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나이도 많은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게 불쌍하지도 않느냐'고 말했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필사의 각오만큼은 다부졌다. 당초 이 감독은 풀 세트 끝에 진 3차전 뒤 "선수들이 체력이 받쳐주질 못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그러나 4차전에 앞서 "체력에 대한 걱정은 없느냐"는 질문에 "지금 뒤로 한 발만 가면 절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체력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선수들에게도 절박한 의지를 끌어내라는 주문을 했다. 이 감독은 "떨어지지 않으려고, 죽지 않으려고 '악' 하는 게 있을 것"이라며 반격을 다짐했다.

'평소대로만 하자' 2일 GS칼텍스와 챔프전 4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평상심을 강조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자료사진=기업은행)

 

반면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2승1패로 앞서 있는 데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 미팅에서 '서두르지 말고 우리 플레이만 하자'고 주문했다"고 강조했다. 정규리그처럼 평소대로만 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감독은 "3차전에서 1, 2세트를 따낸 뒤 풀 세트까지 간 것도 빨리 끝내려고 덤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장한 노장 이선구 감독과 차분한 디펜딩 챔피언 이정철 감독. 과연 어느 팀 사령탑이 4차전 뒤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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