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 출전을 앞둔 남자 대표팀 선수들에 한국 아이스하키의 향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선전을 기원했다.(자료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아이스하키는 직접 링크에서 봐야 합니다. 가족과 함께 찾아주세요."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평소 조용한 성격이다. 아이스하키협회장이기 앞서 한라그룹을 이끄는 수장인 그는 좀처럼 대중의 눈에 띄지 않기로 유명한 말 그대로 '조용한 경영인'이다.
하지만 그가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챙기는 것이 바로 아이스하키다. 안양 한라의 구단주이기도 한 그는 홈 경기가 열리는 안양실내빙상장의 단골손님이다. 20년째 아이스하키팀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2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22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원동력을 자처했다.
정 회장의 아이스하키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아이스하키협회의 회장이 되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최우선 달성 과제로 내건 정 회장은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최근에는 아이스하키 강국 핀란드의 아이스하키 2부리그 팀 키에코 완타의 운영권을 인수해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의 전진기지로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이 동계올림픽에 가장 인기가 높은 아이스하키를 남의 잔치로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 때문이다.
정 회장은 15일 경기도 용인시 한라인재개발원에서 2014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리그) 대회에 나서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출정식도 직접 챙겼다. 회장의 권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새롭게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를 알아보고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며 격려하는 모습은 협회장이 아닌 아이스하키 열혈팬의 모습이었다.
오는 20일 세계선수권 개막을 앞둔 선수단 앞에서 한국 아이스하키의 청사진을 직접 소개하며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아이스하키에 푹 빠진 모습 그대로였다.
정 회장은 "상대가 만만치 않지만 한국 아이스하키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대회"라며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협회가 구상하는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접근하면 새로운 각오가 생길 것이다. 선수들도 협회의 생각을 알아야 한다"고 직접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아이스하키협회는 최근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와 세계랭킹 18위 이내의 성적을 낼 경우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개최국의 자동출전권을 부활하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을 얻었다. 이 때문에 아이스하키협회는 이번 대회를 유치하고 좋은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특혜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좋은 성적을 내도 국제연맹이 우리에게 유리한 결정은 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워 한 정 회장은 "르네 파젤 IIHF 회장도 25일 방한해 한일전을 직접 관전하기로 했다. 우리 선수들이 준비한 만큼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상당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취임 후 1년 넘게 외부활동에만 치중했다는 비판도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년간 올림픽만 생각했다. 이 대회 유치 후에는 성공적인 개최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내부에 소홀했다는 평가가 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하지만 국내 아이스하키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중, 고등학교에 비해 대학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그는 "저변 확대를 위해 대학 아이스하키의 활성화가 우리 협회의 당면 과제다. 선수가 없는 것도 큰 고민이다. 외국에서 데려오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