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소속 김민구(사진 왼쪽)와 소속팀의 사령탑 허재 감독 (사진 = KBL 제공)
훈련이 힘들다고 잘 알려진 남자농구 대표팀의 이번 주말 휴가는 결코 달콤하지 않았다. 지난 해 아시아선수권 대회 베스트5에 선발되면서 이름을 알린 김민구(전주 KCC)가 음주 교통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교통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김민구가 입원한 서울 아산병원을 찾았다. 선수가 다친 사실 만으로도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뒤늦게 음주운전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숨 소리가 더 커졌다.
악재의 연속이다.
대표팀은 올해 8월 말 스페인 농구 월드컵에 이어 9월 중순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중요한 두 대회가 연거푸 열리는만큼 지난 5월 중순부터 진천선수촌에 선수단을 꾸려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었다.
안 그래도 부상자가 많았다. 이미 짐을 싼 선수들도 있다. 발가락 부상 때문에 대표팀 합류 전부터 걱정이 많았던 윤호영(원주 동부)과 손가락과 무릎이 안 좋은 김태술(전주 KCC)는 최근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지난 시즌 막판에 당한 발목이 여전히 좋지 않은 이대성(울산 모비스)도 마찬가지다.
김태술과 이대성은 모두 가드 포지션을 맡고있는 선수들이다. 가드가 부족한 상황에서 김민구의 사고 악재가 터졌다.
김민구는 음주 사고가 난 지난 7일 오후에야 정밀검사를 받았다. KCC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고관절을 크게 다쳐 한동안 재활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7일 새벽 자가용을 운전하다 신호등을 들이받은 김민구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정지 100일 처분에 해당하는 0.060%라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합숙 훈련 도중에 음주운전을 한 선수가 그 해 다시 대표팀에 합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고 또한 자숙의 시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인 여부를 떠나 음주운전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당연히 싸늘하다.
김민구는 진천선수촌에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였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컸고 열정과 훈련 자세 역시 호평의 연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