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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권반환 17주년…51만명 '민주화 요구'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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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0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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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지 17주년이 되는 1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도심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대규모 행진이 열렸다.

홍콩 시민 수십만명은 이날 오후 3시 빅토리아 공원을 출발해 홍콩섬의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까지 행진했다.

시민들은 더운 날씨에도 행진 시작 전부터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으며 날이 어두워진 뒤에도 처음 집결지인 빅토리아 공원으로 참가자가 계속 몰려들어 행진이 7시간 이상 진행됐다.

행진이 끝난 뒤에는 학민사조(學民思潮) 등 학생운동단체들이 센트럴의 일부 도로에서 밤샘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행진을 주관한 시민운동단체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민진)은 이날 행진에 지난 2003년 행진 때의 50만명보다 많은 51만명이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9만2천여명이 행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2017년 직선제로 치러질 예정인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서 반중(反中) 인사의 출마를 제한하지 말 것을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행진에서는 또 이날로 취임 2주년을 맞은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올해 행진 참가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는 최근 행정장관 선거 입후보 자격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비공식 국민투표'에 78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등 민주화 열기가 고조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말 중국이 '홍콩 백서'를 통해 홍콩의 관할권이 중국 중앙정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반중감정이 고조된 것도 행진 참가자가 늘어난 요인으로 분석된다.

홍콩은 그동안 간선제로 치러지던 행정장관 선거를 2017년부터 직선제로 치를 예정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반중' 성향 인사를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입장을 보여 많은 홍콩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1997년 이후 매년 주권반환일인 7월1일 민진 주관으로 시민 수만∼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민주주의 강화 등을 요구하는 행진이 진행된다.

앞서 지난 2003년 7월1일에는 홍콩 정부가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 23조 조항을 근거로 국가안전법을 제정하려는 데 반발해 사상 최대 규모인 50만명이 행진에 나섰으며 이후 입법 계획이 무산됐다.

홍콩 경찰은 행진 규모 확대에 대비해 현장에 4천여명의 인원을 배치했다. 이는 지난 2005년 홍콩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반대 시위가 벌어진 이후 집회 현장에 배치된 경찰 인력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며 행진에서 표출된 대중들의 열망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그러나 홍콩의 헌법격인 기본법에 행정장관 후보를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해야 한다고 규정된 만큼 일부에서 제안하는 '행정장관 후보 시민 추천'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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